티메프 미정산 사태, 계열사로 확산…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의 미정산 사태가 모회사인 큐텐 그룹의 다른 계열사까지 확산하고 있다. 31일 금융당국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 판매자 등에 따르면 인터파크와 AK몰의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되고 있다. 위시플러스라는 이름으로 큐텐이 직접 운영하는 이커머스에서도 최근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도 미정산 이커머스가 늘고 있다는 상황을 파악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티메프 외 큐텐 계열사도 정산 지연
전날 오후 인터파크와 AK몰은 판매자에게 별도 공지를 내고 “인터파크 쇼핑‧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 정산금을 수령하지 못했고, 일부 결제대행업체(PG사)의 결제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터파크와 AK몰은 큐텐이 인수한 이커머스 업체로,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한다.
다만 티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의 미정산엔 차이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큐텐 그룹 내에서 자금을 공유해왔다. 별도로 재무팀을 두지 않고 큐텐이 해당 기업의 재무까지 같이 보는 구조다. 인터파크와 AK몰은 티메프와 달리 인터파크커머스가 별도로 자금을 관리해온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했다. 티메프의 유동성 위기가 인터파크커머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의미다. 판매 대금을 정산하는 기간이 최대 두 달인 티메프와 달리 인터파크 등은 약 1주일 뒤 정산이 이뤄져 정산 주기도 짧다.
정산 장기화 우려…거래 지속에 달려
큐텐 그룹의 다른 계열사로 정산지연사태가 확산 된 가장 큰 원인은 티메프의 회생 신청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파크커머스는 PG를 티몬에 위탁해왔는데 티몬의 회생 신청으로 채권이 동결되면서 정산이 이뤄지지 않는 게 1차 원인”이라며 “실제 정상 능력이 있는지는 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일부 PG사는 미정산을 우려해 대금을 묶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PG사와 협의를 통해 정산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판매자와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인터파크커머스의 정산 지연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29일 관계부처회의를 열고 인터파크커머스의 미정산 가능성을 논의했는데 “거래 감소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티메프에 대한 불신이 인터파크‧AK몰로 확대되면 상품 구매를 취소하는 구매자가 늘 수 있다는 의미다. 전날 구영배 큐텐 대표도 국회에 나와 “인터파크‧AK몰도 (정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인터파크커머스에 대해 섣부른 메시지를 냈을 경우 소비자와 판매자 이탈이 가속하면서 되레 피해가 커질 수 있어서다. 인터파크커머스의 거래가 지속해야 대금 정산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공포로 인해 은행에서 돈을 한 번에 빼는 뱅크런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인터파크커머스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환 “경영진에 확실한 책임 물어야”
한편 이날 취임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를 열고 티메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과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산자금 안전관리, 정산주기 단축 등으로 이커머스 산업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사태 원인을 제공한 티메프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서는 확실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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