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돈 없다”에 티메프 판매자들 검찰에 집단고소 나섰다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의 미정산금 피해를 본 입점업체들이 집단 형사 고소에 나섰다. 법무법인 대륜은 3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티메프 입점해 사업을 한 판매자들을 대리해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목주영 큐텐코리아 대표 그리고 모회사 최대주주인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 등 4명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이 받는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이다.
원형일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이날 “현재와 같은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 것에 대해 경영진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수사당국의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 업체의 수와 피해 액수에 대해선 “전국 사무소에 많은 수의 상담이 접수되고 있는데 구체적인 피해자 의뢰인들의 숫자와 금액은 추후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티메프 관련 고소·고발 등 사건은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와 강남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앞서 29일에는 법무법인 심이 티메프 소비자들을 대리해 구 대표 등에 대해 강남경찰서에 고소했고, 30일에는 티메프 입점업체들의 고소장이 중앙지검에 접수됐다.
입점업체를 대리하는 대륜은 티메프가 판매자에게 돌아가야 할 판매대금을 유용한 정황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 변호사는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자금을 기업이 인수자금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횡령이나 배임 부분을 문제 삼을 수 있고,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을 알선한 부분에 대해선 사기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모기업 큐텐이 지난 2월 미국 쇼핑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메프 자금을 일부 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구영배 회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판매대금이 어디로 흘러갔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돈은 전용(轉用)이 아니라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까 대부분 프로모션(판촉용)으로 썼다”고 답했다. 기업 인수자금 전용 의혹에 대해선 “현금으로 티몬과 위메프 자금이 일부 동원됐지만, 한 달 내에 바로 상환했다”며 “정산 지연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거로 파악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구 회장은 또 자체 피해 상환 자금과 관련해선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800억원이지만 그 돈도 바로 정산자금으로 쓸 수 없다”며 “지금 회사의 자본이 남아있지 않은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입점업체 변호인단은 31일 티메프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에 대해 “회생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직접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업회생 제도는 다수 선량한 피해자의 희생과 양보 하에 이뤄지는 것이다. 경영진이 기업회생 제도를 이용할 자격이 되는지 수사당국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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