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시 한국, 무역분야서 10번째로 위험"

강희종 2024. 7. 3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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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트럼프 위험지수 발표
한국, 이민 분야에서는 7번째로 위험

오는 11월 미국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와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무역부터 국가 안보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관련국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가장 영향을 받는 국가들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무역 분야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10위, 이민 분야에서는 7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운영하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의 70개 상대 상대국을 대상으로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무역, 안보, 이민 분야 영향을 분석한 '트럼프 위험지수(Trump Risk Index)'를 공개했다. 무역과 안보에 각각 40%, 이민 분야에 20%의 비중을 두고 총 위험 노출 점수를 계산했다.

그 결과 멕시코가 총 점수 71.4점으로 가장 위험한 국가로 꼽혔다. 멕시코는 무역(100점)뿐 아니라 안보(56.3점), 이민(44.4점)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위험 노출 점수를 받았다.

멕시코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펼친 '니어쇼어링(Near Shoring) 정책의 가장 큰 수혜국이었다. 테슬라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BMW, 폭스바겐(아우디) 등 자동차 기업들이 멕시코에 새로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바이든 정부의 니어쇼어링 정책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멕시코뿐 아니라 코스타리카(59.1점), 도미니카공화국(52.6점), 파나마(50.8점), 엘살바도르(48.1점), 온두라스(47.1점) 등 다수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10위 안에 들었다. 이들 국가는 이민이나 안보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에서는 독일,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각각 3위 6위, 7위에 올랐다. 이들 국가는 무역과 안보 분야에서 위험 노출 점수가 높았다.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에 전통적인 우방인 유럽연합(EU) 국가들에 대해 방위비 인상과 관세 인상을 압박하며 갈등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12000명을 철수하기를 원했고 독일의 낮은 국방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도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무역 분야로만 좁혀 보면 멕시코에 이어 중국, 캐나다, 베트남, 독일, 일본, 대만, 인도, 아일랜드가 가장 위험에 노출된 국가로 지목됐다. 한국은 10번째에 올랐다. 무역 분야 위험 노출은 양방향 무역수지, 무역수지 추세, 경상수지, 미국에 대한 민감품목 수출, 미국상품에 대한 의존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평가한 결과다.

우리나라는 특히 민감 품목의 미국 수출 항목에서 62.7점으로 위험 노출 점수가 높았다.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의 품목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위험에 덜 노출된 국가로 분류됐다. 안보 분야에서는 미군 원조, 미군 주둔, 국방비 지출, 미국산 무기 구매, 미국과의 군사 동맹 지표로 평가됐다. EIU는 "국방비 지출이 적은 미국의 우방국들이 트럼프의 정책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조사대상국중 이스라엘, 그리스, 폴란드에 이어 4번째로 국방비 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7번째로 위험에 노출된 국가로 꼽혔다. 학생비자발급과 관련한 항목에서 100점을 받은 것이 전체 점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1기 당시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 발급을 제한해 우리나라의 유학생이 크게 감소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그의 급진적인 정책을 곧바로 시행에 옮기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에 대해 상당수 공화당원들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으며 이민을 제한할 경우 고용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제 안보는 보다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몇몇은 트럼프 2기에 나토를 탈퇴하고 군사 동맹을 악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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