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과 김도영, 누구의 임팩트가 더 컸냐고요?"
[김종수 기자]
▲ 김도영의 올시즌 활약이 두드러진다 |
ⓒ KIA 타이거즈 |
김도영은 31일 기준 99경기에서 타율 0.352(3위), 136안타(2위), 28홈런(2위), 78타점(7위), 100득점(1위), 29도루(6위), 출루율 0.419(4위), 장타율 0.650(1위), OPS 1.069(1위)로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그 최초 월간 10-10클럽, 최연소 전반기 20-20클럽, 최소 타석-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최연소 시즌 100득점 선점, 최소 경기 시즌 100득점 등 각종 굵직한 기록들도 계속해서 써 내려가고 있다. 동시에 정규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 정규시즌 MVP, 30-30클럽, 다관왕 등 아직도 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
박재홍과 김도영
김도영의 활약은 팀 내 선배이자 한국프로야구 전설 중 한 명인 '야구 천재' 이종범을 소환하며, 실제로 많은 면에서 비교되고 있다. 동시에 김도영의 활약상에 '리틀 쿠바' 박재홍도 언급되고 있다. '해태 시절 최고타자 이종범 = 현재 KIA 최고타자 김도영'이라는 점에서 이종범을 연상하는 이가 훨씬 많기는 하지만 박재홍과 닮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역 시절 박재홍은 이종범과 비슷한 듯 달랐다.
일단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앞세운 엄청난 활약으로 리그에 혁명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전까지 발야구와 장타 야구는 서로 영역이 나뉘어져 있어 모두 겸비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이를 해낸 선수가 이종범과 박재홍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종범은 '발 빠른 선수가 홈런까지 잘 치는' 유형이었고, 박재홍은 반대로 '장타자가 발도 빨랐다'는 것이다.
전성기 시절 박재홍도 대단했다. 1996년 데뷔하기 무섭게 국내 최초로 30-30클럽을 달성했다. 다소 비인기 팀인 현대 소속이었는데도 연일 신문에 박재홍의 활약상이 언급될 정도였다. 루키 시절의 영향력만 놓고 보면 야수 한정 역대 최고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인 시절에는 '괴물 타자'가 별명이었다.
박재홍의 30-30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98년, 2000년 2번을 더 기록하며 통산 3번의 30-30을 만들어냈다. 특히 2000년에는 3할, 30홈런, 30도루, 100타점, 100득점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국내 최초 200홈런-200도루 기록도 그가 가지고 있다. 현대에서 2번 SK에서 3번 총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
박재홍과 함께 현대, SK에서 함께 활약했던 전설의 사이드암 조웅천 두산 코치는 과거 팀 동료와 현재 김도영을 어떻게 비교하고 있을까. 지난 30일 통화에서 조 코치는 "질문 자체가 진짜로 어렵다"면서 조심스레 생각을 밝혔다.
"초창기 임팩트는 김도영이 약간 더 좋아 보입니다. 기록적인 부분은 시대가 달라 평균값을 감안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요. 무엇보다 당시 박재홍은 대졸이었고 김도영은 고졸인지라 나이에서 가산점을 더 줬습니다. 둘 다 공수주를 겸비한 채 커리어 초반부터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무엇보다 겁이 없다는게 최고의 장점이라 봅니다. 박재홍도 현역 시절 그랬고 지금 김도영도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하는 걸 보면, 정말 용맹한 맹수 같은 느낌이 들어요."
김도영이 이종범, 박재홍 중 누구를 더 닮은 것 같냐는 질문에는 "당장은 박재홍의 현역 때 모습도 보인다"라며 "부상 위험 때문에 최대 무기인 발을 적당히 쓰는데, 장타력까지 기대 이상으로 좋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도영이)워낙 빠르고 센스가 좋은지라 일단 나가면 투수들을 긴장시킨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종범과 조금 더 닮은 스타일로 가지 않을까 싶다"면서 "출루율, 고타율, 컨택능력에 더해 폭발적인 주루플레이는 큰 경기에서 굉장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풀타임 첫 시즌에 전설의 선수들을 소환하게 만든 김도영이 올 시즌 남은 기간 어떤 활약을 더 펼쳐 보이며, 향후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 야구팬들의 기대가 크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