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도 수수료 인하 참전…"ETF 경쟁 격화"

유현석 2024. 7. 3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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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13종의 총보수를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B운용이 브랜드명을 변경했는데 이것만으로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다른 운용사들이 자사에 특화된 ETF로 시장에서 승부를 보고 있는데 KB운용은 아직 킬러 상품이 없는 만큼 투자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또 끌어들이기 위해 보수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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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 ETF 13종 보수 인하
업계 "ETF 브랜드 알리고 점유율 상승 목적"
"다른 운용사들도 참전 가능성 있어"

K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13종의 총보수를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ETF 브랜드명을 바꾼 후에 한 달도 안 돼 내린 결정이다. ETF 중상위권에 있는 KB운용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수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하로 다른 중위권 운용사들도 ETF 보수를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운용은 이날부터 'RISE(라이즈) ETF' 13종의 총보수를 연 0.01%로 내렸다.

보수 인하 상품은 ‘RISE 미국S&P500’ ‘RISE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지수 추종 ETF와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글로벌리얼티인컴’,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 등 글로벌 테마형 ETF 등이다. KB운용은 올해 6월 ETF 브랜드명을 'KBSTAR'에서 'RISE'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달 17일 브랜드명을 라이즈로 일괄 변경했다. 브랜드 변경 후 한 달도 안돼 내린 결정이다.

KB운용은 이 같은 결정을 투자자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연금계좌의 세제 혜택을 활용해 국내 주식형(비과세)보다 해외형(과세) 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연금계좌에서는 해외에 상장한 ETF를 직접 매수할 수 없어 국내에 상장한 해외 ETF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는 KB운용이 ETF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29일 기준 자산운용사 ETF 점유율 1위는 삼성자산운용으로 38.54%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6.34%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KB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7.67%와 6.79%로 3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투운용이 매섭게 KB운용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5조9179억원에서 이달 29일 10조7054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KB운용은 9조7223억원에서 12조892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B운용이 브랜드명을 변경했는데 이것만으로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다른 운용사들이 자사에 특화된 ETF로 시장에서 승부를 보고 있는데 KB운용은 아직 킬러 상품이 없는 만큼 투자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또 끌어들이기 위해 보수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KB운용도 이제 점유율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내린 상품들을 보면 대부분 해외 ETF인데 여기에 대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총보수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산운용사들은 ETF 브랜드명을 리뉴얼하고 상품 보수를 인하하는 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실제 올해 4월 삼성운용이 'KODEX S&P500TR' 등 ETF 4종의 총보수를 국내 ETF 시장 최저 수준인 0.0099%로 책정했다. 또 미래에셋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일부 상품에 비슷한 최저 수준 총보수를 적용하기도 했다. 또 한화운용은 ETF 브랜드 명칭을 ARIRANG(아리랑)에서 PLUS(플러스)로 하나자산운용도 KTOP에서 1Q(원큐)로 변경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다른 운용사들도 보수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운용과 3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투운용은 ETF 보수를 인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한투운용이 KB운용과 3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보수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한투운용이 빠르게 KB운용을 쫓아가고 있던 상황"이라며 "한투운용을 비롯해 다른 운용사들의 대응도 관심 대상"이라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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