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주의 시대 연 뭉크… 피카소가 질투한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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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전시장 피서는 어떨까.
마침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불안과 공포를 주제로 한 현대미술 두 거장의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한가람미술관에서는 노르웨이가 낳은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에드바르트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을 한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는 '프랑스가 피카소보다 사랑한 화가' 베르나르 뷔페(1928∼1999)를 조명하는 '베르나르 뷔페-천재의 빛: 광대의 그림자'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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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전시장 피서는 어떨까. 마침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불안과 공포를 주제로 한 현대미술 두 거장의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한가람미술관에서는 노르웨이가 낳은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에드바르트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을 한다. 뭉크는 파리 유학을 거쳐 베를린으로 건너온 뒤 30세에 그린 ‘스크림(비명·1893)’으로 표현주의에 획을 그었다. 유년시절 경험한 질병과 광기, 죽음 탓에 형상을 왜곡된 형태, 거친 선, 격렬한 색채에 담아 그림으로써 보이는 대로 재현하는게 아니라 내면의 감정을 표출하는 미술의 시대를 열었다. 5살 때 어머니를 결핵으로 잃고 누나와 남동생도 차례로 같은 병으로 잃었다. 신앙의 힘으로 고통을 극복하려던 아버지는 광적으로 변했다. “공포, 슬픔, 그리고 죽음의 천사는 내가 태어나던 날부터 나의 옆에 서 있었다.”
사랑조차도 그를 배신했다. 첫사랑은 유부녀였고, 두 번째 사랑도 그녀가 쏜 총이 자신의 손가락을 관통하는 파국으로 끝났다. 이런 개인적 불행 끝에 탄생한 독특한 그림 스타일은 역설적으로 ‘뭉크 스캔들’로 불리며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유화가 없어 아쉽지만 ‘비명’ ‘불안’ ‘마돈나’ ‘뱀파이어’ ‘질투’ 등 대표 연작을 석판화를 통해 충분히 볼 수 있다. 9월 19일까지.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는 ‘프랑스가 피카소보다 사랑한 화가’ 베르나르 뷔페(1928∼1999)를 조명하는 ‘베르나르 뷔페-천재의 빛: 광대의 그림자’를 한다. 뷔페 역시 청소년 시절을 우울과 불안, 공포로 보냈다. 나치 치하의 엄혹한 파리를 겪었고, 아버지는 무능했다. 그림으로 이끌어준 어머니는 17세에 사망했다.
신경질적인 검은 선, 기형적으로 늘어뜨린 인간의 형상은 전후의 불안과 고통에 찌든 프랑스인들을 사로잡았다. 20대에 피카소의 라이벌로 불릴 만큼 평단과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1958년 타임지에 실린 드골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린 주인공도 그였다. 하지만 50년대 이후 미술계의 흐름이 추상으로 급변하면서 평단의 외면을 받았다. 그럼에도 대중적 인기는 여전해 “치과마다 걸린 작품”이라는 야유를 듣기도 했다. 평생 표현주의적 구상회화를 추구한 뷔페는 71세(1999)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2016년 파리 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며 주류 미술계로 소환됐다. 전시에는 분신 같은 광대, 도시 풍경, 아내이자 뮤즈인 아나벨의 초상, 죽음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이 나왔다. 9월 10일까지.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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