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영업익 6조원대 회복…"연말 HBM3E 매출 비중 60%"(종합)
엔비디아향 HBM3E 3분기 공급 가능성…"AI 반도체 수요 집중 대응"
디스플레이도 1조 영업이익…VD·생활가전은 이익 개선 제한적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10조원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 가격 상승, 생성형 AI(인공지능)향 고부가 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반도체(DS) 사업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어선 영향이다.
삼성은 하반기에도 AI향 고부가 제품 수요가 가파를 것으로 진단했다. 이같은 수요 급증에 적극 대응해 캐파(공급능력) 확대, 차세대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로드맵 추진으로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4조683억원, 10조443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23.44%, 1462.29%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470.97% 많은 9조8413억원이다.
2분기 성장세는 반도체(DS)와 디스플레이(SDC)가 주도했다. DS부문은 메모리 업황 회복으로 전분기 대비 23% 증가하고, SDC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판매 호조로 증가했다.
이 기간 DS 부문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을 기록, 전체 영업이익(10조4439억원)의 62%를 차지하며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다. 모바일 비중은 21%, TV·가전 5%, 디스플레이 10%, 하만 3%다.
메모리는 DDR5(Double Data Rate 5)와 고용량 SSD(Solid State Drive)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는 ▲DDR5 ▲서버SSD ▲HBM(High Bandwidth Memory) 등 서버 응용 중심의 제품 판매 확대와 생성형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실적이 전분기 대비 대폭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 최초로 개발한 1b나노 32Gb DDR5 기반의 128GB 제품 양산 판매를 개시해 DDR5 시장 리더십을 강화했다고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ASP(평균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D램은 10% 후반, 낸드는 10% 초반 상승했다. 전년도 ASP 하락폭이 컸던 컨벤셔널(일반) 메모리 제품 가격 상승도 전분기 대비 상승하며 실적 개선을 가속화시켰다"고 말했다.
비트 그로스(메모리 반도체의 생산량 증가율)의 경우 D램은 HBM 등 서버향 수요 대응으로 전분기 보다 한자릿수 중반으로 증가한 반면, 낸드는 수익성 중심 판매 기조로 한자릿수 중반대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2분기 비트 성장은 제한적으로 보여질 수 있으나, 판매량 및 생산량 모두 상회해 재고 수준은 D램과 낸드 모두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고 말했다.
엔비디아향 HBM3E 공급건과 관련해서는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HBM3E 매출 비중이 하반기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혀, 공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HBM3(4세대 HBM)는 모든 주요 GPU 고객사들에게 양산 공급을 확대 중으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매출 비중이 3배 가까운 성장을 했다"면서 "HBM3E(5세대 HBM)의 경우 8단 제품은 전분기 초 양산 램프업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들에게 샘플을 제공했으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또한 양산 램프업 준비는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HBM3E 공급이 늘어나면서 HBM 내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중반에서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HBM 성장세로 HBM 매출은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50% 중반 증가했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했다.
6세대 HBM인 HBM4의 경우 20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중이다. 삼성전자는 "고객 맞춤형 HBM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성능을 고객별로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도 함께 개발중이며 현재 복수의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 협의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HBM 로드맵 속도 뿐 아니라 캐파도 적극 확대한다. 삼성은 올해 비트 생산 및 고객 협의 완료 HBM 물량을 전년 대비 4배 가까운 수준으로 확보했다. 내년에는 올해 보다 2배 넘어서는 비트 공급량 확대를 계획중이다.
D램과 함께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 낸드도 서버·PC·모바일 전 분야에 최적화된 QLC SSD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하반기에도 가파른 실적 개선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4배를 넘어서는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TLC 기반 16TB 이상 SSD 판매는 하반기 매출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QLC 제품의 경우 올해 전체 서버 SSD 시장 내 비중이 10% 초중반으로 제한적이나 개발 및 사업화를 병행하겠다고 했다. QLC SSD 시장 메인 볼륨인 16/32TB SSD는 양산중이며 고객 승인 중인 64TB SSD도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128TB 제품 또한 4분기 내 라인업에 추가한다.
올해 반도체 투자는 수요가 뚜렷한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은 "HBM은 어드밴스드 패키징 중심 증설 투자를 통해 캐파를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한편 비트 그로스 제약이 예상되는 컨벤셔널 제품의 경우, 선단 공정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레거시(범용) 라인 전환 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D램은 D1X, D1Y, D1Z에서 D1B, D1C로 낸드는 V6, V7에서 V8, V9으로 빠르게 전환해 선단 공급 여력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LSI(반도체 설계)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System on Chip)·이미지센서·DDI(Display Driver IC) 제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시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High Performance Computing) 분야 고객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또 GAA(Gate All Around) 2나노 공정 프로세스 설계 키트 개발·배포를 통해 고객사들이 본격적으로 제품 설계를 진행 중이며, 2025년 2나노 양산을 위한 준비도 계획대로 추진중이다.
삼성은 파운드리 로드맵과 관련해 "3나노 1세대 GAA 수율(양품 비율)과 성능은 안정적"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한 3나노 2세대 GAA는 웨어러블 제품을 시작으로 하반기 모바일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나노에 대해서는 "2025년 첫 번째 2나노 공정을 양산할 예정이며 PAA를 개선한 2나노 공정을 2026년까지 준비하겠다. 또한 AI/HPC BSPDN(후면전력공급 기술) 기술을 적용한 공정을 2027년까지 준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하는 기술을 말한다. 한층 진보된 2나노 라인업인 SF2Z는 기존 2나노 공정 대비 PPA 개선 효과뿐 아니라, 전류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전압강하' 현상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고성능 컴퓨팅 설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PPA는 Power(소비전력), Performance(성능), Area(면적)의 약자로, 공정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주요한 3가지 지표다.
삼성은 진보된 2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을 삼성만이 할 수 있는 '턴키 서비스' 방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파운드리,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 3개 사업 분야간 협력을 통해 고성능·저전력·고대역폭 강점을 갖춘 통합 AI 솔루션을 선보여 고객의 공급망을 단순화하는 데 기여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제품의 시장 출시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부와 원팀으로 고대역 메모리, 파운드리 선단 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이 통합된 솔루션을 개발중"이라며 "고객들에게 제품 설계에 필요한 정보를 좀 더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제품 경쟁력 뿐 아니라 최적화된 공급망, 빠른 시장 출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 실적 개선을 견인한 디스플레이는 2분기 영업이익 1조100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20.2% 늘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플래그십 제품의 견조한 수요와 리지드(Rigid) 판매 기반 강화로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대형의 경우 게이밍 모니터 시장 중심으로 고해상도·고주사율 신제품 판매 확대와 프리미엄 TV 시장내 OLED TV 수요 확대로 안정적 판매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은 저소비 전력 요구 증가로 재료, 구동, 설계 등 모든 분야에 소비 전력을 낮춘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IT는 하이엔드 중심의 OLED 채용이 늘고 있다. 5.5세대 리지드 라인, 6세대 플렉서블 라인에서 IT OLED를 생산하고 또 동시에 8.6세대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MX(Mobile eXperience)는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보다 1조원 적은 2조2300억원에 그쳤다.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가 지속되면서 매출이 신모델이 출시된 1분기에 비해 감소한 영향이다. 삼성은 스마트폰은 5400만대, 태블릿은 700만대를 기록했고 스마트폰 ASP는 279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올 하반기는 AI 수요 확대 및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프리미엄 수요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태블릿 역시 교체 수요 사이클 도래, 주요 밴더 신모델 출시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재료비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있으나 부품 표준화, 사양 최적화, 운영 효율화 등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VD(영상)·가전 사업은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개선된 14조420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3.8% 급감한 4900억원에 그쳤다.
이에 삼성은 Neo QLED와 OLED 등 주력 제품 판매를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를 주도하고, 비스포크 AI 신제품 글로벌 판매 확대를 추진해 AI 가전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시스템에어컨과 빌트인 등 B2B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 개선을 지속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하만은 2분기 영업이익 3200억원을 달성,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포터블과 TWS(True Wireless Stereo) 중심의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하반기에는 전장 부문 신규 분야 수주 확대를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할 예정으로, 소비자 오디오 시장에서는 성수기에 대응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여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삼노 파업 등 노조와의 갈등과 관련해 삼성은 생산 차질이 없다고 못박았다. 삼성은 "노조 파업에도 불구하고 당사 고객 물량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노조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균형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파업이 조기 종결되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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