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Law]기업총수 재판 판도 흔드는 '양승태 사법부' 출신 변호사

김형민 2024. 7. 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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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조계에서 '양승태 사법부' 출신 법조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이들은 특히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재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법정 다툼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에서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상고심 관련 실무를 총괄했던 한 변호사는 'SM 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으로 구속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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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7 대법 수석재판연구관
유해용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최태원 회장 이혼소송 항소심
대한텔레콤 주식가액 계산 오류 밝혀
홍승면 변호사도 함께 상고심 대응
한승 변호사는 김범수 변호인단 참여

최근 법조계에서 ‘양승태 사법부’ 출신 법조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이들은 특히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재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법정 다툼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유해용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0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유해용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판결문 흠결을 잡아냈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에서 일한 유 변호사는 항소심 판결이 나온 이후 상고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판결문을 살피던 중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가 1998년 5월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가액을 잘못 계산한 부분을 찾아냈다.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이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할 당시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가치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 주당 3만5650원으로 계산해, 최 회장이 재임한 기간에 대한텔레콤 가치가 ‘355배’ 올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를 바탕으로 이혼소송의 쟁점이었던 재산 분할 규모도 결정했다. 하지만 유 변호사와 최 회장 측은 1998년 5월 가치는 주당 100원이 아닌 1000원으로 계산됐어야 했고,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재임한 기간 중엔 가치가 355배가 아닌 35.6배 오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곧바로 판결문 중 해당 부분을 수정했다. 이 수정으로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소송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대법원 상고심에서 판결문 흠결을 이유로 파기환송 될 가능성 등이 생겼다. 최 회장 측이 판결문 수정에 관해 별도로 제기한 재항고심은 대법원에서 심리해서 곧 결론이 난다.

유 변호사는 최 회장의 상고심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배후에서 재판을 계속 지원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대법원에서 2014~2016년 선임재판연구관, 2016~2017년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일하는 등 ‘양승태 사법부’ 시절 요직을 수행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졌을 땐 의혹을 밝힐 중요 인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 의혹이 그의 행보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사법농단 의혹은 관련자들이 연이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법조계에선 양승태 대법원에서 일한 이력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 변호사는 사법농단과 관련해 ‘대법원 문건 유출’ 혐의로 기소됐지만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2021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족쇄를 벗은 유 변호사는 판사 시절부터 다져온 판결문 검토, 사건 해석 능력을 바탕으로 법정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역시 양승태 사법부에서 요직을 수행하던 홍승면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 한승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 등도 주목받고 있다. 홍 변호사는 유 변호사에 이어 최 회장의 변호인단에 최근 합류해 대법원 상고심에 대응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 아래서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2013~2014), 수석재판연구관(2014~2016),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2016~2017) 등을 역임했다. 양승태 대법원에서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상고심 관련 실무를 총괄했던 한 변호사는 ‘SM 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으로 구속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을 지원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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