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줄던 항생제 처방 반등했다…"호흡기 감염병 확산 여파"
그동안 내성 등의 이유로 꾸준히 줄어들던 호흡기질환 항생제 처방률이 지난해 들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퍼진 여파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1일 이러한 내용의 지난해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감기 등 급성 상기도 감염의 항생제 처방률은 지난해 41.42%로 2022년(32.36%) 대비 9.06%포인트 증가했다. 2002년 73.33%에서 꾸준히 줄면서 20여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유행을 거친 뒤 다시 처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연령별로는 영유아에 대한 처방률이 절반 가까운 48.68%로 가장 높았다.
급성기관지염을 비롯한 급성 하기도 감염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항생제 처방률은 59.76%로 1년 새 5.7%포인트 늘었다. 이는 2016년(60.8%) 수준에 다시 가까워진 수치다. 연령별로는 영유아(62.65%)가 제일 높았다.
지난해 항생제 처방이 다시 늘어난 데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방역 조치 완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엔데믹 이후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순차적으로 유행하면서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을 감별하는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하기도 감염이 발생한 경우엔 세균을 통한 2차 감염을 우려해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호흡기질환은 바이러스 감염이 대부분이라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항생제를 자주 쓰면 내성이 생기는 만큼 처방률이 오른 건 좋지 않은 신호다. 엄중식 교수는 "항생제는 적절하게 처방하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과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감기 등 급성 상·하기도 감염은 주로 바이러스로 인한 것인 만큼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향후 항생제 처방률 모니터링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해당 비율이 높은 의료기관엔 별도로 안내문을 보낼 예정이다. 김기원 심평원 평가관리실장은 "항생제 처방률이 다시 오른 만큼 의료기관 질 향상 지원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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