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절반은 5년간 신사업 ‘0’…최다 추가는 ‘곰표’ 대한제분
국내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은 최근 5년간 사업보고서에 사업목적을 신규로 추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코로나19·경기 침체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2018년 이후 5년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31곳을 조사한 결과, 175곳(52.9%)이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하지 않았다. 나머지 156곳(47.1%)이 신규로 추가한 사업은 684개였다. 다만 실제로 영위 중인 사업은 487개(71.2%)였고, 나머지 197개(28.8%)는 미영위 상태였다.
최근 5년간 500대 기업이 가장 선호한 신사업은 ‘미래형 자동차’(22곳)였다. 다음으로 ‘에너지’·‘인공지능(AI) 빅데이터’(17곳), 친환경(13곳), 스마트공정(9곳) 등의 순이었다. 미래형 자동차는 현대글로비스와 NVH코리아, 아이마켓코리아, 롯데케미칼, CJ대한통운 등이 추가했다. 에너지 부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사업은 태양광 발전이었다. 한진과 BGF리테일, HL만도, 계룡건설산업, 롯데칠성음료, 하림, 호텔롯데 등 7곳이 주차장이나 공장 옥상 등 유휴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사업을 추가했다. AI 빅데이터 사업은 신한카드·하나카드·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이 많이 추가했다. 친환경 사업은 SK에코플랜트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폐수 처리 관리와 탄소 포집 등 영위 중인 친환경 사업목적만 11개에 달했다.
대상 기업 중 신규 사업목적을 가장 많이 추가한 곳은 대한제분(43개)이었다. 밀가루 회사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하던 대한제분은 ‘곰표’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22년 곰표 브랜드 마케팅 관련 부대사업만 15개를 추가했다. 곰표 맥주와 팝콘 등 식품뿐 아니라 곰표 티셔츠·패딩 같은 의류, 생활용품 사업도 진행했다. 다만 새로 추가한 사업목적 중 현재 영위하는 것은 14개(32.6%)로, 미영위 사업(29개·67.4%)이 더 많아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사업보고서상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은 주주와 소통 창구이기도 한데, 최근 대기업들 사이에선 활발하지 않았다”며 “AI 등 산업 격변기에 신사업 확대에 대한 기업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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