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번에는 구명보트…수해현장에서 '애민' 선전

장희준 2024. 7. 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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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트까지 타고 홍수가 발생한 지역을 돌며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하거나 경질하고 나섰다.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평안북도·자강도 등지에서 발생한 홍수에 대비하지 못해 큰 피해가 발생한 책임을 물어 사회안전상, 도당위원회 책임비서 등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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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압록강 일대 지역 대규모 침수피해
김정은, 연일 수해현장 점검…간부들 경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트까지 타고 홍수가 발생한 지역을 돌며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하거나 경질하고 나섰다. '애민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하면서 내부 결속과 기강을 다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평안북도·자강도 등지에서 발생한 홍수에 대비하지 못해 큰 피해가 발생한 책임을 물어 사회안전상, 도당위원회 책임비서 등을 교체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30일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침수지역 돌아보는 북한 김정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회안전상은 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고위직이다. 이 자리에 있던 리태섭을 내치고 방두섭 당 군정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교체했다.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에는 리히용 전 단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임명했고, 자강도당 책임비서 강봉훈을 경질한 자리에는 평안북도당 책임비서였던 박성철을 전보했다. 자강도는 평안북도보다 정치·경제 비중이 작아 좌천에 해당하는 인사이동이다.

김 위원장은 회의 첫날 "당과 국가가 부여한 책임적인 직무수행을 심히 태공함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발생시킨 대상들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고 이튿날 곧바로 인사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국가단위 비상재해 위기대응 체계가 있지만 초기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위험을 키웠고, 재해방지사업 부실로 문제가 없던 지역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고 질책했다.

전용열차에서 내리는 북한 김정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 매체에 따르면 폭우로 압록강이 불어나면서 하류에 자리 잡은 평안북도 신의주시·의주군 일대에서 약 4100세대와 농경지 3000정보 등 공공건물·시설물·도로·철길이 잇따라 침수됐다. 다만, 인명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애민 지도자' 연출을 위한 비상회의는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리는 김정은의 전용열차에서 진행됐다. 신변 보호를 위한 방탄 기능부터 박격포 무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며, 숙박도 가능하다. 아울러 북한 매체들은 전날 김 위원장이 대형 SUV를 타고 수해 현장을 돌아보는 모습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보도에선 구명보트를 타고 침수피해 현장을 살피는 사진을 여럿 발행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김정은이) 피해 상황을 간부들의 기강 해이 문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장마철 피해가 민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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