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증권사, 상반기 실적 선방…“부동산 PF 대체 수익 확보해야”

이창희 2024. 7. 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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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산 ‘1조1372억원’
NH·KB·하나 순이익 전년比 성장…신한투자, 나홀로 하락
부동산 PF 리스크 여전…“주관수수료 대체 방안 필요해”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를 시작으로 국내 증권사 상반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도래했다. 다수 증권사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증권사들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중요 과제가 남아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 속에 대체 수익원 확보가 필요하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4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총합은 1조137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8928억원 대비 27.37%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실적 제고는 상반기 주식시장 거래대금 규모 급증에 따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성이 늘어난 영향이다. 올 2분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4월 20조1000억원에서 5월 21조원, 6월 21조8000억원으로 지속 상승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채권금리가 떨어지면서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운용투자수익과 관련 이자수지의 견조한 증가세도 실적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혜택이 확대되면서 고액자산가들이 증시로 유입됐고, 이로 인한 자산관리(WM) 부문 성장이 실적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증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이 가장 우수하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2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지는 2353억원으로 확인됐다. 금융상품판매 수수료수익도 외화채권, Wrap 등의 매출 증대 및 해외 사모 대체투자 판매수익 등으로 588억원을 기록했다. 또 수수료 수익 개선 및 비시장성 자산 평가 손익 증가 등으로 2800억원의 IB관련 수익을 냈다.

KB증권은 상반기 37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한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2017년 현대증권과 합병법인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반기 실적이다. IB 부문에서 채권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등 기업금융 중심의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리그테이블 1위를 수성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 관련 영업이익 증가,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일회성 손실 인식 기저효과의 영향이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312억원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 대비 339% 늘어난 수치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차액결제거래(CFD) 미수금과 펀드 보상 금액 530억원 등 1000억원을 넘는 충당금을 적립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손님 수 증대, 전통 IB 강화, S&T 비즈니스 확장이 지난 분기에 이어 수익 개선세로 이어져 당기순이익이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금융지주 계열사 중 유일하게 후퇴했다. 신한투자증권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 수수료이익이 증가했으나 유가증권 관련 손익인 IB와 자기매매 수익이 각각 14.2%, 11.9% 줄어든 탓이다. 다만 2분기 기준 순이익은 1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났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에 이어 오늘(31일)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실적 발표도 목전에 다가왔다. 투자업계는 대형 증권사들도 시장 기대치를 웃돈 호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본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국내외 증시 거래대금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간 점, 시중금리 하락에 보유자산 평가이익이 발생함에 따라 시장 기대치 대비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부동산 PF 리스크가 향후 실적 제고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부동산 PF는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이었기 때문에 악화한 시장 상황은 실적에 악재로 작용해서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반등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 정부 가계부채 축소 요구와 9월 시행되는 스트레스DSR 영향 때문”이라며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연착륙을 준비하는 단계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대체 수익원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안 연구원은 “부동산 PF 업황 정상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오는 3분기 실적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이후에도 과거 부동산 PF 주관수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익원을 찾아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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