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여년 만에 조선통신사선 일본 상륙...31일 부산항 출발, 대마도 거쳐 시모노세키로
조선시대 한일 문화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선이 260년 만에 일본 본토에 상륙한다.
부산문화재단은 국립해양연구소가 2018년 복원한 조선통신사선이 부산항을 출발해 대마도(對馬)를 거쳐 약 1000㎞에 이르는 뱃길을 통해 시모노세키까지 간다고 31일 밝혔다.
비록 재현선이긴 하지만 조선통신사선이 일본 본토에 상륙하는 것은 1763년(영조39년)부터 1764년까지 이뤄진 계미사행(계미년의 조선통신사·11차 사행) 이후 260년 만이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년간 일본의 요청에 따라 조선에서 일본으로 12차례 파견된 외교사절단이다. 500여명의 사절단이 탄 조선통신사선은 대한해협, 쓰시마 해협, 시모노세키를 지나 오사카항까지 입항했다. 조선통신사선이 입항하는 지역마다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가 열렸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지난 2018년 사신의 우두머리인 정사(正使)가 탑승한 ‘정사기선’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배를 만들어 운항하고 있다. 2023년 대한해협을 건너 대마도에 기항했던 조선통신사선이 올해는 대마도를 거쳐 일본 시모노세키까지 운항하는 것이다.
31일 부산항에서 출발한 조선통신사 재현선은 이날 대마도에 입항, 8월 8일 이키 입항, 16일 아이노시마 입항, 21일 시모노세키 입항 등의 일정을 거친 뒤 같은 달 29일 부산으로 돌아온다.
이번 항해는 조선통신사의 11차 사행(使行·사신 행차) 이후 부산~대마도~이키~아이노시마~시모노세키 항로를 재현한다. 이는 직선거리 기준으로 왕복 약 572㎞에 해당한다.
대마도에서는 8월 3~4일 이즈하라항 축제와 연계해 행렬 재현 행사를 펼친다. 하루 3번 선상박물관을 열어 현지 시민을 대상으로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전한다.
조선통신사 행렬재현에는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최영진 의원이 정사를, 박철중 의원이 부사 역할을 맡아 ‘성신교린(誠信交隣)’의 의미를 되새긴다. 성신교린은 서로가 속이지 말고 믿으며 싸우지 않아야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키시(市)와는 올해 조선통신사선 입항을 계기로 첫 공동사업을 추진하며, 8월 10~11일 이틀간 하루 두 차례 선상 박물관 운영과 선내 특별 전통 공연을 개최한다.
최종 목적지인 시모노세키에서는 다음달 23일 한일 관계자들이 모여 ‘260년의 시간을 넘은 내항, 조선통신사로 배우는 문화교류’를 주제로 공동 학술 토론회가 열린다. 2015년부터 약 4년간 조선통신사선 재현 작업을 맡았던 홍순재 학예연구사 등이 참석해 조선통신사선과 260년 만에 재현된 뱃길의 의미를 재조명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24일부터 이틀간 조선통신사선 입항 환영식, 선상 박물관 등의 행사가 열린다.
부산=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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