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온 신라 금동불상

박현국 2024. 7. 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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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코쿠뮤지엄 특별전시회 '불교의 사상과 문화 ? 인도에서 일본에' 관람기

[박현국 기자]

30일 오후 류코쿠뮤지엄 특별전시회(7.13-8.18)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특별전시는 '불교의 사상과 문화 – 인도에서 일본에'라는 주제로 간다라, 인도, 중앙아시아, 중국, 한반도 등 여러 곳에서 만들어진 불교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7-8 세기 한반도 신라에서 만들어진 금동 보살 입상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 박현국
 
불교는 아시아 여러 곳에 오래 전부터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큰 영향을 입었고, 많은 불교 유물이나 유적을 지니고 있는 곳으로 일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 류코쿠뮤지엄 특별전에서도 그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일찍이 불교를 받아들여 국교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자기 나라 불교 교파를 만들고, 불교 스님이나 연구자를 키워서 적극적으로 불교 유물이나 불상들을 수집했습니다. 일본 불교는 종교나 신앙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생각이나 생활, 문화 속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본 불교의 불상이나 유물은 신앙을 넘어 서서 '미술품'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불상을 비롯한 조각품은 물론 불경을 옮겨 적은 경전이나 여러 불화들이 모두 그렇습니다.
 
  전시실입니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어린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 박현국
  
이번 류코쿠뮤지엄 특별전시 목록 가운데 신라 불상이 있었습니다. 신라와 연대는 대략 확인이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출토 지역이나 보존 사찰 이름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보살 입상으로 한반도에서 신라시대인 7세기에서 8세기 무렵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구리로 만들고 겉에 금도금을 했으나 거의 벗겨져 검게 바뀌었습니다. 높이는 대략 20센치미터 정도입니다.
신라 불상은 왼손에 물병을 들고, 오른손은 시무외인을 하고 있지만 원래 다리와 이어진 연화를 잡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허리가 높아서 인도 형식으로 보이지만 중국 북주에서 발견된 불상과도 비슷합니다. 원래 몸통 뒤쪽 머리에서 무릎 부근까지 아몬드 형 광배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6 세기 무렵 구차 옥스아리 사리함입니다. 나무로 만들고 겉에 헝겊을 바르고 색을 칠했습니다. 몸통 높이 27.3, 덮개 지름 38.3cm
ⓒ 박현국
 
전시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거의 색이 바래지 않고 붉은 원색이 그대로 살아있는 옥스아리(Ossuaries) 사리함입니다. 이 사리함은 오타니탐험대가 중앙아시아 구차(庫車, Kucha)에서 수집해서 지금은 도쿄국립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오타니탐험대의 오타니 고즈이(大谷 光瑞)는 교토 니시혼간지 절 주지 스님으로 1902년, 1908년, 1910년 세 차례에 걸쳐서 중앙아시아를 다녀왔습니다. 이때 수집한 유물이 류코쿠뮤지엄, 도쿄국립박물관,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 여순 박물관 등에 나누어져 있습니다.
 
  사리함 덮개입니다. 염주무늬 원 안에 날개 달린 애기그림과 원 사이에는 헝겊을 입에 문 새가 그려져 있습니다.
ⓒ 박현국
 
오래 전 중앙아시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지내고 화장하여 주검의 일부를 사리함에 담아서 무덤에 묻기도 했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사리함 겉에 장례식이나 장례식 풍습이나 그려 놓기도 했습니다.

이 사리 용기는 몸통 겉에는 장례 행렬을 그려 놓았습니다. 장례 행렬에는 토기 탈이나 여러 짐승의 탈을 쓴 무용수가 춤을 추고, 사이사이에는 몸집이 작은 악사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리 용기 덮개는 원뿔 모양인데 원 네 개를 그리고 염주 무늬 원 안에는 날개 달린 어린 아이가 악기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아기 둘은 유색 인종이고, 나머지 둘은 무색 인종입니다. 그리고 원 사이에는 헝겊을 입에 물고 있는 새를 그렸습니다. 헝겊을 입에 문 새는 상서로운 소식을 전하는 전령입니다.
 
  사리함 몸통 그림입니다. 토기 탈을 비롯한 짐승 탈을 쓴 사람이 춤을 추고, 그 사이로 몸집이 작은 악사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 박현국
 
이 사리함에 그려진 여러 무늬와 옷, 여러 악기와 연주 모습은 장례식이 열리던 중앙아시아 구차 지역의 장례 풍습으로 보여집니다. 간단한 그림이지만 당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귀한 자료입니다. 염주무늬 원이나 새, 아기 모습들은 소그드 민족 유물에서 흔히 보이기도 합니다.
불교 유물이나 유적은 불상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일찍이 중앙아시아 미술품 가운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사리함을 살펴보았습니다. 사리함 몸통에 그려진 악대와 춤꾼들의 그림을 보노라면 마치 그들이 눈 앞에서 음악 소리를 내면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가현 범석사(梵釋寺)에 모셔져 있는 목조 보관아미타여래좌상을 전시실로 옮겨왔습니다. 이번 전시의 대표적인 얼굴 작품입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류코쿠뮤지엄, https://museum.ryukoku.ac.jp/,2024.7.30, 참고문헌, 마리오부싸알리 지음, 권영필 옮김, 중앙아시아 회화, 일지사, 1990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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