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금메달 향해… 남자 양궁 맏형 김우진의 도전
양궁 대표팀 맏형 김우진(32·청주시청)이 한국 올림픽 최다 금메달을 향해 도전한다.
김우진은 지난 30일(한국시간) 열린 남자 단체전에서 이우석, 김제덕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김우진은 2016 리우, 2020 도쿄에 이어 남자 양궁이 3연패를 이루는 내내 출전했다. 올림픽 양궁 역사상 3회 연속 금메달은 최초다.
이제 김우진은 새 역사를 쓰려 한다. 남자 선수 최초 3관왕이다. 양궁은 1972년 뮌헨 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복귀했고, 1988년 서울 대회부터 단체전이 포함됐다.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부터 최대 금메달 3개까지 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안산이 최초로 3개의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걸었다. 그러나 남자부에선 아직 나오지 않았다.
3관왕에 오른다면 한국 올림픽 역사도 새로 쓴다. 최초로 5개의 금메달을 따내게 된다. 현재 최고 기록은 4개로, 김수녕(양궁)과 진종오(사격)만이 해냈다. 겨울올림픽에선 전이경(쇼트트랙)이 4개를 따냈지만,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없다.
분위기는 좋다. 김우진은 랭킹라운드 1위를 차지해 임시현(21·한국체대)와 함께 혼성전에 나선다. 두 선수 모두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김우진은 개인전 64강과 32강도 모두 세트 점수 6-0으로 가볍게 통과했다. 8강까지 큰 어려움 없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이우석과 만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두 선수는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맞붙었다. 결정적일 땐 김우진이 많이 이겼지만, 가장 최근 대결인 2024 예천 월드컵에선 이우석이 이겼다. 당시 이우석은 "김우진 선수와 맞붙을 때마다 팽팽해서 즐겁다. 이번 경기도 즐겼다"고 했다. 이우석을 이기고, 결승에 올라간다 하더라도 김제덕과 또 만날 수 있다. 한국 선수를 최대 2번 만난다는 것 자체가 힘든 대진이다.
징크스도 이겨야 한다. 세계양궁연맹(WA)에 따르면 1992년 이후 랭킹 라운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개인전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징크스가 있다. 김우진도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올림픽 기록(700점)을 세웠지만 시상대엔 서지 못했다.
김우진은 충북체고 3학년 때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에는 2012 런던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올림픽 메달보다 힘들다는 선발전을 계속해서 뚫어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러면서 올림픽(금메달 3개), 세계선수권(9개), 아시안게임(4개), 아시아선수권(3개)을 휩쓸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한이 올림픽 개인전이다. 김우진은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따지 못했다. 리우에선 32강, 도쿄에선 8강에서 멈춰섰다. 그만큼 이번 대회는 개인전 메달이 간절하다.
김우진은 대표팀 선수 중 유일하게 안경을 썼다. 양쪽 시력이 0.3~0.4인 근시다. 안구건조증에 복합난시도 있다. 정말 심할 때는 과녁이 4개로 겹쳐 보인다고 한다. 순간 집중력이 필수인 양궁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지만 뛰어난 강심장과 집중력으로 이겨냈다.
이번에도 욕심을 버리고, 차분하게 활을 잡을 생각이다. 김우진은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님이 '머리는 비우고 가슴은 뜨겁게 하라'고 조언해줬다. 그 말대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은 2022년 아들 주원을 얻은 뒤 첫 올림픽이다. "아들에게 멋진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던 그의 꿈이 파리에선 이뤄질 수 있을까.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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