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성 왕관 쓴 오리아나’ ‘토끼 바드’… T1 월즈 스킨, 광복절 베일 벗는다
개발진 “선수단 의견 90% 이상 반영”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T1 선수단의 기념 스킨이 다음 달 15일 공개된다. 이번 스킨은 T1 원클럽맨인 ‘페이커’ 이상혁이 7년 만에 롤드컵 왕좌 탈환에 성공하며 역사상 4번째 우승컵을 팀에 안긴 서사를 담는다. 선수단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스킨의 상세한 콘셉트를 잡았다는 게 라이엇 게임즈의 설명이다. 지난 24일 LoL 핵심 개발진은 화상 브리핑을 통해 스킨의 아트 디렉션, 콘셉트, 귀환 모션 등을 소개했다.
T1 선수단이 선택한 우승 스킨 챔피언은 제이스, 리 신, 오라아나, 징크스, 바드다. 이번 스킨은 ‘사방신(四方神)’ 콘셉트로 제작됐다. 색감은 화이트 앤드 골드를 기반으로 ‘힘의 원천’을 나타내는 홍색, 청색을 덧입혔다. ‘페이커’ 이상혁의 유산과 T1의 로열티, 왕의 귀환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개발진의 설명이다.
대부분 우승 스킨은 유니폼의 색상을 모티브로 한다. 다만 이번 스킨은 선수단의 의견을 반영해 T1의 지난해 유니폼 메인 색이었던 검은색이 아닌 흰색을 중심 색상으로 선택했다. 멩-양 루 아트 디렉터는 “선수들에게 직접 어떤 색상을 원하는지 물어봤고, 빨간색, 검은색, 금색 등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했다. 선수들은 ‘흰색’과 ‘금색’이 우승의 느낌을 반영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그 베이스 색채를 기본으로 힘의 원천인 푸른색과 선홍색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김승환 콘셉트 아트 디렉터 역시 “페이커가 T1의 붉은색을 표현할 때 순수 빨간색이 아닌 판타지가 가미된 선홍색 화염 같은 이미지를 원했고 직접 캡처한 사진을 보여줬다.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며 “푸른색, 선홍색이 좋은 밸런스를 가질 수 있도록 비교적 어두운 레인지에서 저채도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5년 만에 롤드컵이 열린 한국에서 우승한 만큼 한국적인 요소도 이번 스킨에 반영했다. 멩-양 루는 “이번 스킨은 한국에서 우승했던 순간을 기념하는 데 초점을 뒀다. 선수단도 그 순간이 정말 특별하다고 얘기를 했던 만큼 여러 가지 요소를 단계별로 빌드업했다. 특히 신이 승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스킨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선수마다의 고난과 역경, 회복을 공유하는 주제를 담았다. 멩-양 루는 “개개인의 스토리도 좋았지만, 선수단을 인터뷰하다 보니 팀워크가 좋다고 느꼈다. 서로간의 관계가 좋고 서로가 지지하고 있음이 느껴졌다”면서 “특히 이상혁을 ‘큰형’으로 부르면서 4명의 선수가 ‘큰형이 이런 걸 원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모든 스킨 아트에 젊음, 따뜻함을 나누고자 했다”고 말했다.
개발진은 선수단의 요구 사항을 90% 이상 달성했다고 자신했다. 스테파니 르엉 수석 게임 프로덕트 매니저는 “스킨은 첫 미팅 때 나왔던 요구 사항이나 아이디어들이 모두 반영된 것 결과물”이라면서 “우승 후 선수마다 1대1 인터뷰를 진행했고, 올해 1월까지 대면으로 만나 콘셉트, 귀환 모션 등의 기본적인 회의를 거쳤다. 본격적으로 작업이 들어간 뒤, 5~6월엔 거의 완성된 스킨을 보여주면서 확인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스킨 제작 기간에 가장 고민이 많았던 건 ‘케리아’ 류민석이었다고. 스테파니 르엉은 “류민석이 스킨 챔피언을 바로 결정하지 못해서 어려웠다. 바드도 예쁘게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는데 류민석이 굉장히 재밌는 표정을 지었다”면서 “정말 열정적이었다. 스킨마다 리뷰 과정을 거쳤는데 류민석이 본인 외에 다른 선수의 회의에도 들어와 보곤 했다”고 전했다.
스테파니 르엉은 이상혁에게 미안함을 표하면서 “전설의 전당과 롤드컵 스킨을 한 번에 작업하다 보니 이상혁에게 너무 많은 부분을 요구했다. 우리도 충분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난 다음 이상혁에게 아이디어를 요구했지만, 여러 개 스킨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끝내 그가 ‘내 창의적인 부분은 끝난 거 같다’고 이야기하더라. 이런 작업 과정을 거치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스킨이 완성된 후 ‘바텀 듀오’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스테파니 르엉은 “어려운 질문이다. 선수단 전부 마음에 들어 했는데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면서 “이민형은 개인적인 요구사항이었던 반려견 ‘둥이’가 있어서 정말 좋아했다. 류민석 역시 체크인 회의를 진행할 때마다 정말 좋은 피드백을 줬다”고 설명했다.
제이스는 ‘제우스’ 최우제의 요구에 맞게 기본 스킨엔 푸른 번개, 프레스티지 스킨엔 따뜻한 계열의 노란색 번개를 넣었다. 왼쪽 어깨 장식엔 우승 횟수와 관련된 붉은 별 장식이 있다. 망치는 근접 모드에선 붉은색, 원거리 모드에선 푸른 색상이 VFX(시각특수효과)와 함께 세트로 변한다. 또한, 최우제가 원한 심플한 디자인의 머리 스타일과 복식 디자인, 강하고 둔탁한 형태의 타격감 좋은 망치 디자인도 반영했다.
‘오너’ 문현준의 리 신은 과거 그가 무도가의 길을 걸었던 콘셉트를 적극 살렸다. 각종 어깨 장식과 팔 윗부분의 스킬 이펙트는 호랑이의 특징을 바탕으로 구성했고, 가슴에 남긴 호랑이 발톱 흉터 역시 문현준의 요구 사항이었다. 복식은 무도가의 도복으로 강조된 실루엣과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이상혁의 오라아나는 그가 직접 요구한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 정체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T1을 상징하는 요소인 4성 왕관, 붉은 날개 등 요소를 보기 좋게 표현했다.
특히 오리아나는 이상혁의 4번째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스킨의 모든 요소가 4로 귀결된다. 불협화음(W) 스킬을 사용할 경우, 4면이 모두 대칭을 이루고 궁극기인 충격파(R)를 사용하면 이상혁의 시그니처 챔피언의 핵심 아이템 4개가 이미지로 나타난다. 이 아이템은 시공간을 초월하며 떠돌아다니다가 오리아나에 의해서 한 지점에 융합된다는 의미로 제작됐다.
김 디렉터는 “이상혁은 스킨이 아트 뮤지엄처럼 고급스럽게 표현되길 바랐다. ‘불사대마왕’을 표현하기 위해 악마 여제의 모습으로 방향을 잡고 선수한테 보여줬으나, 심플한 디자인을 강조해 복잡한 느낌의 장식을 모두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민형의 징크스는 반려견 ‘둥이’, 별 수호자 징크스와 닮은꼴, 시그니처 포즈 3가지를 주제로 녹여냈다. 우승 횟수를 상징하는 1개의 붉은색 별을 티아라에 장식했고, 무기 역시 선홍색, 푸른색을 함께 사용했다. 둥이는 스킬 구성에 넣으려고 했으나, 귀여움을 온전히 살려 귀환 모션에 추가했다.
토끼의 모습을 한 류민석의 바드는 2가지 의미를 담았다. 먼저 바드가 LoL 세계관에서 신적인 존재라는 콘셉트가 한국 설화에 나오는 토끼·달과 연결된다. 또 류민석이 팬심을 드러낸 걸그룹 ‘뉴진스’를 상징하는 토끼 캐릭터가 겹친다.
바드는 게임 속 음향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바드의 수호자의 성소(W) 스킬을 사용할 땐, 도라지 꽃이 자라면서 관련 민요가 재생된다. 바드가 고대의 종을 수집할 때마다 음악은 5단계로 진화한다.
귀환 모션도 눈여겨 볼법한 볼거리다. 제이스는 패배(고난과 역경)를 버텨내서 승리(회복)하는 모습을 담았다. MVP에 도달하기까지 겪었던 패배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제이스가 롤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전 5번의 번개가 친다. 프레스티지 스킨은 롤드컵 트로피 대신 MVP 트로피로 대체했다.
리 신은 T1의 전 감독이자 레전드 선수였던 ‘뱅기’ 배성웅의 2013년도 리 신 스킨이 함께 나타난다. 배성웅의 리 신이 홀로그램으로 귀환 모션에 나타나 두 챔피언이 영화 ‘스파이더맨’ 포인팅 밈으로 시작해 맞붙는 장면이 연출된다. 이 모든 건 문현준이 직접 개발진에게 요청한 사항이다. 배성웅을 향한 존경심을 구현했다는 게 개발진의 설명이다.
오리아나는 이상혁의 전체 커리어보단 2023년의 여정을 담았다. 시각적으로 스토리텔링과 문화적 상징을 결합해 지난 대회에서 이상혁이 보여준 ‘모든 길은 저에게로 통합니다’라는 서사를 표현했다. 당시 영상에서도 언급된 이무기가 1000년을 인내 후 용이 돼 승천하는 설화를 참고해 변화와 승천을 표현했다. ‘일월오봉도’도 함께 참조했다. 왕이 왕좌에 앉아야지만 일월오봉도가 완성되는 것처럼 오리아나도 귀환 모션 막바지에 앉아서 포즈를 취한다.
징크스는 이민형의 반려견 둥이와 함께 한다. 귀환 모션에서 징크스가 반갑게 둥이를 맞이하고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손을 내밀지만 둥이가 뒤돌아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끝엔 이민형의 시그니처 포즈로 마무리했다.
류민석의 바드 역시 홀로그램이 등장한다. 그가 원래 롤드컵 스킨으로 원했던 전투사관학교 럭스가 울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바드가 위로하면서 같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포즈를 취한다.
스테파니 르엉은 “선수단과 많은 논의를 했고 고민했다. 우리는 우승 스킨을 만들 때 최대한 할 수 있는 한에서 선수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번엔 예외적으로 홀로그램 등을 적용하게 됐다”면서 “게임 플레이, 가시성 등이 명확해야 하므로 홀로그램을 사용했다. 특히 전투사관학교 럭스 같은 경우 협곡에 있는 진짜 챔피언인지 아닌지 혼란을 주지 않도록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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