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는 거 같아 기분이 썩"…'토트넘 10년차' 손흥민, 어린 후배들 합류에 '세월 실감'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어느덧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 차를 맞이하고 있는 손흥민이 자신의 나이를 실감하면서 새 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드러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토트넘 홋스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토트넘은 오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를 치른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토트넘은 일본 투어에 이어 한국에서 지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 프리시즌 투어를 진행한다.
토트넘은 팀K리그와의 맞대결에 이어 오는 8월 3일 역시 같은 곳에서 김민재의 소속팀이자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팀 바이에른 뮌헨과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를 치른다. 해리 케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결승전 출전 문제로 인해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되지만, 김민재와 손흥민의 맞대결 성사로 한국 축구 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친선전을 앞두고 지난 28일 동료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손흥민은 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 이때 토트넘에서 보내는 10번째 시즌을 앞두고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발을 내밀었다.
새로운 무대는 쉽지 않았다. 손흥민은 토트넘 데뷔 시즌에 리그에서 28경기에 나와 4골 1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28경기 중 선발로 나온 건 15경기뿐이었고, 총 출전 시간도 1104분에 불과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에서 활약하다가 손흥민보다 토트넘에 1년 먼저 온 에리크 라멜라가 손흥민과의 경쟁에서 다소 우위를 점하던 상황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손흥민은 독일 복귀를 진지하게 고려했다. 볼프스부르크 등이 손흥민 영입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는데, 당시 토트넘을 이끌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설득했다.
포체티노 감독을 믿고 토트넘에 잔류한 손흥민은 곧바로 다음 시즌인 2016-17시즌에 리그 14골 8도움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21골 9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핵심 공격수로 거듭났다. 이후 매년 꾸준한 성적을 거두면서 토트넘을 넘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지난 9년 동안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408경기 162골 84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대 14번째로 통산 400경기 출전한 선수가 됐고, 구단 최다 득점 5위에 오르며 자타 공인 토트넘 레전드로 등극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많은 기록을 남겼다. 2021-22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지난해 여름엔 비유럽 선수들 중 최초로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됐다. 토트넘 주장으로서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 10도움을 올리며 구단 기대에 부응했다.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은 기자회견에서 "어린 선수들이 새로 영입되고 유스 팀에서 올라오면 사실 나이 먹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진 않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최근 토트넘은 2006년생 선수를 3명이나 영입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 때 영입을 확정 지었던 스웨덴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이 이번 여름 클럽에 합류했고, 이번 여름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잉글랜드 미드필더 아치 그레이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최근엔 강원FC에서 활약하고 있는 K리그 최고의 재능 양민혁도 토트넘 입단을 확정 지었다. 이들은 1992년생 손흥민보다 무려 14살이나 어려 손흥민이 자신의 나이를 실감하게끔 만들었다.
이어 "그런데 그런 모습이 뿌듯하다.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희생하고 사랑과 시간을 투자했을지 어렸을 때 생각하면서 그 선수들에게 나도 열정을 투자한다"라며 어린 후배들을 통해 예전 기억을 떠올리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그런 걸 떠나서 나도 프로 생활을 오래 하면서 매 시즌이 내게는 금 같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감독님 밑에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고 더 배울 거여서 매 시즌 내가 할 수 있는 한, 팀을 위해서 저번에도 말했듯 영혼을 갈아서 할거고 그게 나를 성장시키는 거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새 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드러냈다.
손흥민의 2023-24시즌 활약상은 훌륭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 10도움을 올리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고, 득점뿐만 아니라 도움도 10개 이상 올리면서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에서 득점과 도움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지난 시즌을 포함해 총 3번이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10-10을 3번 이상 달성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6명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팀 성적은 약간 아쉬웠다. 손흥민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리그 4위 이내로 시즌을 마무리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길 원했지만, 시즌 막판에 승점을 제대로 쌓지 못하면서 리그 5위를 차지해 UEFA 유로파리그 참가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시즌 아쉬움도 없지 않았던 손흥민은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어느덧 토트넘 10년 차가 된 손흥민이 자신의 토트넘 10번째 시즌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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