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유물폰으로 버즈3 프로 괜찮을까? "이게 되네"
소음 제어 최적화로 외부에서도 집중 가능…통화 연결 만족도 높아
가격 허들·초도 물량 품질 이슈 넘고 웨어러블 최강자 발돋움할지 관심
'갤럭시 버즈3 프로'를 받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알아서 '갤럭시 S10'과 페어링이 될까였다. 직전까지 사용했던 버즈2는 블루투스를 켜자 알아서 연결해 다행이었지만, 버즈3와 갤럭시 S10은 아무래도 출시 간격(6년)이 있으니 버벅대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버즈3 프로 이어버드를 귀에 꽂은 뒤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켰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갤럭시 북S를 부팅하자 망설임 없이 버즈3 프로 연결 화면이 뜬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몇 번 더 반복해도 아무런 답이 없자, 다음 단계를 시도했다.
이어버드를 충전 케이스안에 다시 넣은 뒤 케이스 하단의 동그란 버튼을 꾹 눌렀다. 3초 이상 누르니 중앙 상태 표시등이 깜빡 거렸고 마침내 갤럭시 S10이 갤럭시 버즈3 프로를 인식했다.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기쁨과 환희 속 '띠링'하는 소리와 함께 이어버드 연결이 끝났다.
색상으로 왼쪽·오른쪽 구별…강낭콩서 싹이 돋다
오렌지(오른쪽)와 블루(왼쪽) 색상을 입은 갤럭시 버즈3 프로의 두드러진 특징을 꼽으라면 블레이드(Blade)가 되겠다. 버즈2가 강낭콩 모양이었다면 버즈3 프로는 콩나물 모양이다. 외관상 세련됨이 더해졌을 뿐 아니라 착용감, 통화 품질 향상 측면에서도 블레이드의 존재는 꼭 필요했다. 버즈2는 고개를 숙이면 귀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아 애를 먹었다. 버즈3 프로는 블레이드가 받쳐주다보니 한 번도 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안정적인 착용으로 분실 우려를 덜게 된 점은 확실히 만족스럽다.
블레이드에는 직접 터치해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장됐다. 볼륨 조절이 대표적인데, 밑에서 위로 블레이드를 쓸어보니 볼륨이 커졌고 반대로 하니 볼륨이 작아졌다. 굳이 스마트폰으로 볼륨 조절을 하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 다만 손과 블레이드의 위치가 잘 맞지 않을 때가 있고 이 때 정확도는 떨어진다.
버즈3 프로 심미성의 정점은 블레이드 라이트(Light)에 있다. 불빛이 깜빡일 때 마다 존재감을 어필하는 데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있어도 눈에 띈다. 수백명이 참석가능한 강의실에서 버즈3 프로를 낀 사회자가 등장하자 브레이드 라이트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꼭 필요한 기능도 탑재했는 데 '내 이어버드 찾기'를 누르면 이어버드에서 신호음이 나오며서 동시에 라이트가 반짝인다.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제어할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이어버드를 찾을 때 유용하다.
노래 들을 땐 정확하고 편안한 음질…꽂고만 있으면 귀마개 수준
이제 본격적으로 귀를 즐겁게 해보자. 이어버드를 장착하자마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상태가 된다. 확실히 소음 차단 정도가 전작 보다 뛰어나다. 지인에게 "귀에 꽂고만 있으면 귀마개"라고 말했을 정도다. 전작이 귀 근처에서 듣는 느낌이었다면 버즈3 프로는 귀 안쪽에서 듣는 듯한 최적화된 음질을 제공한다. 버즈2와 버즈3 프로를 반복해서 빼고 들어보니 차이는 확실히 느껴졌다.
'소음 제어 최적화(Active Noise Control)', ‘대화 감지(Voice Detect)’, ‘사이렌 감지(Siren Detect)’라는 재미있는 기능도 장착돼있다. 버즈2 프로가 ANC-끄기-주변 소리 듣기 3단계로 구성됐다면 버즈3 프로는 끄기-주변 소리 듣기-소음 제어 최적화-ANC 3단계로 이뤄졌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주변 소음 강도가 줄어든다. 버즈3 프로를 착용한 상태에서 주변 소리 듣기를 클릭하자 맞은 편에 앉은 사람들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ANC 상태에서는 웅웅대는 소리였다면 주변 소리 듣기는 어떤 대화를 하는지 보다 명확하게 들린다.
슈퍼마켓 계산대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다. 직원이 "봉투 드릴까요?"라고 말하기 무섭게 바깥 소음이 크게 들려왔다. 버즈3 프로가 대화가 시작됐다고 판단, 자동으로 ANG 모드에서 주변 소리 듣기 모드로 전환한 것이었다.
사이렌 감지는 음성이나 사이렌이 감지될 때 주변 소리 듣기를 자동으로 켜는 기능이다. 자동 감지 후 이어버드를 한 번 누르면 주변 소리 듣기를 즉시 종료할 수 있다. 아직까지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했기에 체험하지는 못했다.
통화 연결 만족도는 높았다. 외부에서 통화를 시도할 때 마다 버즈2는 "네? 잘 안들립니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카페, 지하철, 버스 등 주변이 소란스러운 환경이면 상대방은 십중팔구 안 들린다고 했다. 또 한 가지. 1시간 넘게 사용하다 보면 갑자기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블루투스 연결이 끊겼다. 연결 문제도, 배터리 충전 문제도 아니어서 A/S를 요청하기가 애매했다. 주변에서는 이런 버즈2 사례가 있지 않다고 했다.
통화 연결, 재생 끊김 문제가 버즈3 프로에서도 재현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버즈3 프로를 착용하고 통화를 시도했다. 현재까지 10번의 통화를 했다면 그 중 8~9번은 성공적이었다. 지하철 안에 있을 때 '잘 안들린다'는 반응이 한 번 있었다. 재생 끊김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두 번 끊겼다. 잘 듣고 있다가 갑자기 뚝 하고 끊기는 데 기기 변경 후에도 일어난 일이어서 버즈의 문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음성 제어 기능 체험은 흥미로웠다. 우선 음성 명령은 한국어 또는 한국어로 할 수 있다. 버즈3 프로를 착용한 상태에서 '음악 재생'이라고 말하면 곧바로 음악이 재생된다. 기자의 경우 유튜브 뮤직을 쓰고 있어 여기서 노래가 재생됐다. '음악 정지'를 말하니 그쳤고 '다음 노래', '이전 노래'라고 하니 곧장 명령어대로 이행했다.
음량 조절도 '볼륨 올려', '볼륨 내려'로 가능하며 휴대전화 수신도 '전화 수신', '전화 거절'로 모두 음성으로 가능하다. 지인에게 전화를 부탁한 후 '전화 수신'을 말하니 바로 통화가 연결됐다. 다만 습관이란 무섭기 때문에 여전히 스마트폰에 손이 더 갈 것 같다. 전작에 있던 기능인 '빅스비 호출'도 가능하다.
목 스트레칭 알림…건강 챙기는 갤럭시 생태계 연장선
실제로 경험하니 놀라웠던 기능 중 하나는 '목 스트레칭 알림'이었다. 이 알림은 '고개를 10분 동안 숙이고 있으면 알림을 보내 경직된 근육을 스트레칭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기능을 켜고 일을 하고 있었더니 '고개를 뒤로 젖혀 목을 풀어주세요'라는 알림이 떴다. 갤럭시 링과 갤럭시 워치가 각각 손가락·손목 주치의를 표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버즈도 일부라도 자세 건강을 챙기고 있음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갤럭시 버즈3 시리즈는 '갤럭시 버즈3 프로'와 '갤럭시 버즈3' 2종으로 출시됐다. 갤럭시 버즈3 프로는 커널형, 갤럭시 버즈3는 오픈형 디자인으로 각기 다른 디자인을 채택해, 사용자 개인의 선호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번 사용기에서 체험하지 못한 주요 기능은 새로운 실시간 음성 통역 기능이다. 사용자가 외국어 수업을 듣는 경우, 갤럭시 버즈3 시리즈를 갤럭시 Z 폴드6나 갤럭시 Z 플립6과 연결한 후 통역 앱의 '듣기 모드' 기능을 켜면, 사용자의 언어로 실시간 음성 통역을 들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강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갤럭시 버즈3 프로는 향상된 하드웨어를 통해 보다 몰입감 있는 오디오 경험을 제공한다. 안정적인 고역(High Frequency) 재생이 가능한 '평판 트위터(Planar Tweeter)'가 '2-Way 스피커(2-Way Speaker)'에 새롭게 적용돼 재생 대역이 2배로 확대됐다. 고급 음향 기기에 채용되는 듀얼 앰프 시스템도 탑재돼 언제 어디서나 왜곡없이 보다 선명하고 깨끗한 사운드 경험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독자적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 'SSC (Samsung Seamless Codec)'가 적용돼, 24bit 96kHz의 초고음질 오디오를 지원함과 동시에 오디오 본연의 소리에 더욱 가까운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다만 96kHz 초고음질 오디오는 갤럭시 Z 폴드6, 갤럭시 Z 플립6와 연결되어 있을 경우에만 지원 가능하다.
갤럭시 버즈3 시리즈는 실버와 화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갤럭시 버즈3 프로의 가격은 31만9000원, 갤럭시 버즈3는 21만9000원이다.
개선된 착용감·음질, 가격 허들 딛고 웨어러블 강자 우뚝 설까
총평을 하자면 착용감·음질은 확실히 전작 보다 개선됐다. 고개를 젖히거나 숙여도 이어버드가 빠질 염려가 없으니 편하다. 귓구멍이 상대적으로 작아 애를 먹었던 소비자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싶다. 노이즈 캔슬링 효과도 두드러져 주변 소음을 차단해야 할 때 제대로 차단해주니 만족도가 높다. 음악 재생, 통화 음질도 개선돼 듣는 재미가 크다.
다만 프로의 경우 가격이 30만원을 넘어가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경쟁사 제품과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에어팟 프로 2세대는 35만9000원이다. 최근 불거진 초도 물량 품질 이슈, 디자인 유사성 논란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불량 제품 교환·환불 방침을 밝혔다. 새롭게 태어난 버즈3 시리즈가 보암직도, 들음직도 한 경쟁력 있는 웨어러블 제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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