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경영] 반도체·AI 등 첨단기술 R&D 투자로 신성장 동력 확보

장주영 2024. 7. 3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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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 혁신 경영 가속

R&D 시설에 역대 최고액 투자
로봇·AI 등 모빌리티 시장 공략
소재 분야 초일류 기업 도약 목표
항공우주 같은 미래사업에 집중

SK텔레콤은 국가 주요 시설을 위협하는 불법 드론을 막는 통신ㆍ인공지능(AI) 통합 모듈을 개발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무인이동체 산업엑스포’에서 소개된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의 모습. [사진 SK그룹]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혁신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에 대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액의 R&D 투자와 시설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 28조3400억원원은 영업이익(6조5700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올 1분기에는 7조8200억원의 역대 최대액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시장 리더십 수성은 물론, AI나 고성능컴퓨팅(HPC) 등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1~2년 내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은 각 부문 사업부 개발팀에서, 3~5년 내 중장기 미래 유망 기술은 삼성 리서치 등 각 부문 연구소에서, 미래 성장엔진에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은 종합연구소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선행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과 AI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선보이며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에서는 중장기 소프트웨어 전략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를 발표했다. SDx는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가 자동화·자율화되면서 언제나 최신의 차량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또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곳은 기술혁신과 제조혁신,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현대차그룹의 테스트베드다.

SK그룹은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대표 기업인 ‘스마트 글로벌 홀딩스(SGH)’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SK텔레콤은 SGH와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보통주 전환을 통해 약 10%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SKT의 AI 투자 중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2~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현지 인재들을 초청해 ‘2024 SK 글로벌 포럼’을 개최했다. SK하이닉스는 “HBM 기술개발을 선도하면서 ‘AI 메모리 글로벌 리더’로 회사의 위상이 높아지고, 현지 우수 인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분야에 연구 개발과 투자를 집중하고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나선다. LG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100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이 중 약 50%인 50조원 이상을 미래 성장사업·신사업에 할당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방문해 AI 생태계 전반과 최신 기술 동향을 두루 살펴봤다.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 대표의 평소 생각이 반영된 행보다.

포스코그룹은 소재 분야 글로벌 최고 기업가치를 가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 1일, 장인화 포스코그룹회장은 ‘CEO 타운홀 미팅’에서 “그룹 사업과 경영체제 및 조직문화 전반에 걸쳐 본원 경쟁력과 신뢰를 회복하면서 한계를 넘어 과감히 혁신하고 미래를 향해 도전하자”면서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및 신소재를 축으로 2030년 그룹 합산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4배로 성장해 그룹 합산 시가총액 2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그룹은 AI를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AI를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 달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으로, 롯데 유통군은 리테일 혁신을 위해 AI를 다각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업무 영역 전반에 AI를 접목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다양한 AI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동시에 바이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 신성장 테마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서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항공우주, 친환경에너지, 디지털금융과 같은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를 집중해 단기간 내에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로 우주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1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 쎄트렉아이가 참여한 그룹 내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우주 사업 전반에 걸친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그룹은 올해 경영 방침으로 디지털 전환(DX)을 전면에 내걸고 혁신경영 실행에 돌입했다. 허태수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 발표에서 “생성 AI의 등장과 함께 현장 직원들이 직접 DX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그룹사 전반에서 많은 임직원이 생성 AI 도구를 익숙하게 사용함으로써 업무 혁신을 가속하자”고 밝혔다. GS그룹은 과거 IT 전문가 중심의 DX 활동을 사업 현장 중심으로 전진 배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장단이 참여하는 ‘AI 디지털 협의체’도 매 분기 개최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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