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금융] [기고]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 1년…주기적인 수익률 등 점검해 봐야
퇴직연금 제도인 DC(확정기여형제도)와 IRP(개인형퇴직연금제도)는 가입자가 직접 운용할 상품을 지정하고 운용 성과에 따라 적립 금액이 변동된다. DC와 IRP는 원리금 보장 상품부터 다양한 펀드까지 자유롭게 상품을 조합해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의 취지와 다르게 퇴직연금 가입자의 약 60%는 1년 동안 한 번도 본인의 DC와 IRP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한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에서는 사전지정 운용 제도인 ‘디폴트옵션제도’를 도입했다. 디폴트옵션제도는 원리금 보장 상품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설정한 상품으로 자동 투입할 수 있는 제도이다. 디폴트옵션제도는 2022년 7월 12일 시행되었으며 제도 도입을 위한 약 1년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23년 7월 12일 본격 시행되어 현재 만 1년이 지났다.
디폴트옵션으로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은 크게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상품으로 구분되어 퇴직연금 사업자별로 7~10개를 선택옵션으로 갖춰 놓고 있다. 초저위험은 원리금 보장 상품이며, 저위험 이상은 위험도를 감안한 펀드를 포함해 구성되어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자신의 투자 성향에 적합하게 이들 중 하나를 디폴트옵션으로 지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직전 1년간의 디폴트옵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5월 발표된 보험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적립금의 90%에 가까운 비중이 운용되는 초저위험 상품의 지난해 12월 기준 1년 운용 수익률이 모든 업권에서 4%(보험 4.83%, 은행 4.41%, 증권 4.59%)를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전체 업권의 저·중·고위험 상품도 각각 7.69%, 10.91%, 14.22%로 상당히 높은 성과를 보여줬다. 위험도가 높을수록 주식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지난해의 긍정적인 국내외 주식시장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업권별로 세분화하면 지난해 1년간 보험업권의디폴트옵션 운용 수익률이 11.91%로 가장 높았고, 증권사가 10.23%, 은행이 9.17%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사는 안정성만 중시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결과로, 보험업권의 위험관리에 기반을 둔 실질적인 투자상품 선정 및 관리능력이 확인된 사례로 볼 수 있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못 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지만 수시로 변경이 가능하고 투입된 금액을 다른 일반 상품으로 변경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을 지정했다고 방치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수익률 현황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신경을 쓰지 않아도 굴려주는 제도가 아니라 관심을 더 가지면 디폴트옵션으로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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