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위시 인수 자금 400억”… 정산 대금 유용 시인

박성영,이다연 2024. 7. 31.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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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하던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위메프·티몬의 정산지연 사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구 대표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현안질의에 출석해 "위시를 2300억원에 인수했지만 들어간 자금은 400억원이고, 그룹 내 자금을 모아서 (위시 인수에) 지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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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출석… 정산 지연 사태 해명
동원가능 금액 800억도 가용 불분명
의도된 사기· 비열한 기업인 비판
이복현 “1조 이상 건전·유동성 문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왼쪽부터)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구 대표는 위메프·티몬의 정산지연 사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또 판매대금 일부를 미국 온라인 플랫폼 위시 인수에 썼다고 밝혔다. 최현규 기자


두문불출하던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위메프·티몬의 정산지연 사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구 대표는 판매대금 일부를 미국 온라인 플랫폼 위시 인수에 썼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상황에 ‘정산금 유용’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구 대표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현안질의에 출석해 “위시를 2300억원에 인수했지만 들어간 자금은 400억원이고, 그룹 내 자금을 모아서 (위시 인수에) 지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티몬·위메프 판매대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400억원은 바로 갚았고, 정산지연 사태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산지연 사태 해결을 약속하며 일단 제시한 금액은 800억원이다. 구 대표는 “그룹 차원에서 동원 가능한 금액은 800억원이고,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800억원을 즉각 다 투입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가 직접 밝힌 자산 규모도 문제를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구 대표는 큐텐 비상장 주식, 아내와 공동 보유한 시가 70억원 상당 서울 반포자이 아파트, 통장에 든 10억∼20억원이 자산 전부라고 공개했다. 구 대표가 보유한 큐텐 지분율은 38%다.

사실상 정산 지연금 마련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셈이다. 의원들은 구 대표에게 변제 의지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분은 허상이다. 안 되는 회사의 지분은 완전히 휴짓조각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의도된 사기행위다. 구 대표는 굉장히 비열한 기업인”이라고 했다.

구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모으고 사과하면서도 거듭된 비판에 “사기꾼, 나쁜 놈으로 규정하고 보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반발했다. 구 대표는 정무위 회의 정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6개월만 기회를 주신다고 하면 죽기로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이 이달 말 판매대금까지 더해지면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안질의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1조원 이상의 건전성·유동성 이슈가 있다”고 말했다.

미정산 금액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구 대표는 큐텐의 또 다른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 AK몰과 관련해 “(정산 지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두 플랫폼에서는 이미 일부 판매 대금에 대한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성영 이다연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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