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양궁 규칙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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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건 1972년 뮌헨올림픽부터다.
양궁은 사격과 비슷한 '기록 경기'였다.
한국이 첫 출전한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서 독주를 이어가자 세계양궁연맹은 '흥미 유발'을 이유로 룰을 변경했다.
올림픽 10연패 위업을 달성한 여자 양궁대표팀에 이어 남자 선수들도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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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건 1972년 뮌헨올림픽부터다. 양궁은 사격과 비슷한 ‘기록 경기’였다. 거리별로 총 288발을 쏴 최고 득점자가 우승하는 ‘싱글라운드’ 방식이었다. 실수가 적고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한국이 첫 출전한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서 독주를 이어가자 세계양궁연맹은 ‘흥미 유발’을 이유로 룰을 변경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예선은 72발로 순위를 정한 뒤 64강부터는 1:1 토너먼트로 겨루는 ‘올림픽라운드’ 방식을 채택했다. 이변의 가능성을 높이려는 시도였다. 그래도 한국이 금메달을 휩쓸자 연맹은 또다시 룰을 바꿨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는 ‘화살 수’를 줄였다. 화살 개수가 줄어들수록 안정적인 경기를 하는 선수가 불리하다. 이 역시 한국을 견제하는 차원이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지금의 ‘세트제’를 도입했다. 세트별로 세 발을 쏘아서 점수가 높은 사람이 세트를 따내는 방식이다. 실력이 떨어지는 팀이 큰 실수를 하더라도 해당 세트만 내줌으로써 패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양궁 경기 규칙 변천사가 곧 한국 양궁 견제사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양궁은 정상을 굳건히 지켰다. 올림픽 10연패 위업을 달성한 여자 양궁대표팀에 이어 남자 선수들도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했다. 양궁은 10점 과녁을 맞히면 이긴다. 아무리 룰을 변경해도 과녁 정중앙을 쏘면 승리하는 경기다. 결국은 실력 있는 선수 선발이 가장 중요할 텐데 한국 양궁 시스템은 이게 작동하고 있다.
메달리스트도 예외 없이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에서 선발전을 치른다. ‘공정의 힘’이다. 선수는 바뀌어도 훈련 노하우는 체계적으로 전수된다. 연맹은 36년 동안 6번이나 룰을 변경했지만, 그때마다 한국 양궁은 변화에 적응했고 정상을 지켰다. 4년 전 ‘노 골드’ 수모를 겪은 사격이 이번에 선전하는 비결도 공정 선발이라고 한다. 스포츠는 물론 우리 사회 곳곳에 공정이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확산되길 기대한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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