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만 해놔요”…불편한 전기차 충전, 이제 로봇이 척척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도 로봇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LG전자와 두산로보틱스는 30일 서울시와 ‘이용하기 편리한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LG전자는 2026년까지 서울시가 운영하는 건물, 공원, 주차장 등에 급속충전기 50대 이상을 설치한다. 이 가운데 10대는 복지센터를 중심으로 로봇 충전 기술이 도입된 충전기를 설치해 교통약자도 편리하게 전기차를 충전하도록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LG전자의 급속(100·200㎾) 전기차 충전기에 협동 로봇을 접목한 자동 충전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충전기 설치 부지 후보 제공, 임대, 인허가 등 행정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로봇 충전 솔루션이 탑재된 전기차 충전기에선 운전자가 충전 가능 구역에 주차하고 충전구를 열면 충전 로봇이 스스로 충전 케이블을 연결한다. 거동이 불편한 운전자도 직접 충전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 없이 로봇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급속 충전 시스템은 완속 충전기 대비 케이블이 크고 무거워 다루기가 쉽지 않다. 로봇 충전 시스템이 도입되면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충전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전기차 충전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유튜브 등을 통해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 Automatic Charging Robot)의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차량이 충전 가능 구역에 주차되면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과 차량이 서로 통신해 충전구 덮개를 자동으로 연다. 현대차는 3분기 중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운전자가 타고 온 전기차를 주차 로봇이 충전 구역으로 이동시키고, 이후에는 충전 로봇이 번호판을 인식해 차량 상태를 점검한 후 충전해주는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이밖에 전기차 충전기 대부분이 옥외에 설치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비바람, 폭염, 폭설 등에서도 충전 로봇이 작동할 수 있도록 막바지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기차 충전 기술 시장은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전자·로봇 기술기업들도 속속 뛰어들며 성장하고 있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은 연평균 32.3%씩 성장해 2030년 약 3250억달러(약 451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은 9000억원에서 6조3000억원 규모로 7배가량 커질 것으로 SNE리서치는 예측했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120만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지난 6월 기준 국내 전기차 충전기 보급 대수는 30만5309대 수준이다. 전기차 제조사들은 운전자 편의를 위해 초고속 충전기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초고속 충전소 이피트(E-pit)를 2025년까지 500개 구축할 예정이고, 테슬라는 자사의 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 163개를 국내에서 운영 중이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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