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규모 1조원대 추산되는데, 구영배 “800억 있는데…투입못해”
구영배 큐텐 대표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 대금을 갚을 돈이 부족하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금융당국은 구 대표가 판매대금을 빼돌려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구 대표는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800억원”이라며 “이 부분도 다 투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파악한 티몬·위메프 미정산 대금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약 2134억원이다. 아직 정산이 도래하지 않은 대금까지 합하면 피해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구 대표는 큐텐 계열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도 대금을 갚지 못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구 대표는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정산을 못하거나 정산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구 대표는 판매대금 일부가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 인수 자금으로 쓰였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위시 인수 자금 2500만 달러(약 400억원)를 “티몬·위메프까지 일시적으로 동원해 차입했고 한 달 내에 상환했다”면서 “정산 지연 사태와 아무 상관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자가 잠시 위탁한 대금을 전용했다면 횡령이나 배임이 되지 않느냐’는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 구 대표는 “문제 소지가 있다”고 답했다.
구 대표는 판매대금 대부분을 알리·테무 등과 가격경쟁을 하면서 판촉비로 썼다고 주장했다. 판매대금 행방은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의 자금 흐름 출처조사를 통해 규명될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큐텐 자금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 강한 불법의 흔적이 있어서 검찰에 주말이 지나기 전 수사 의뢰를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전날 티몬·위메프 검사 인력을 7명에서 13명으로 늘렸다. 추가 보강된 인력은 판매대금 행방을 추적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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