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가 해냈다"…신유빈∙임종훈, 韓탁구 12년만에 동메달

30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신유빈(왼쪽), 임종훈이 하트를 그리며 웃는 모습. 파리=김성룡 기자

한국 탁구가 12년 만에 메달을 따냈다. 임종훈(27·한국거래소)-신유빈(20·대한항공)이 혼합복식 동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랭킹 2위 임종훈-신유빈 조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4위 웡춘팅-두호이켐 조(홍콩)를 4-0(11-5, 11-7, 11-7, 14-12)으로 이겼다.

2016 리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 탁구는 2012 런던올림픽(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메달을 따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활약했지만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던 신유빈은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할 경우 상무에 입대해야했던 임종훈은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30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 경기를 펼치는 임종훈(왼쪽)과 신유빈. 파리=김성룡 기자

경기장은 '자유(加油)'를 외치는 중국어 응원 소리로 가득했다. 이어 열리는 결승에 나서는 세계랭킹 1위 왕추친-쑨잉사 조를 보기 위해 찾은 중국 관중이었다. 이들은 오성홍기를 흔들며 홍콩이 득점을 올릴 때마다 떠나갈 듯 환호했다. 하지만 전날 중국과의 대결에서 한 차례 경험한 신유빈과 임종훈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첫 번째 게임 초반부터 임종훈이 두호이켐을 잘 공략하면서 5-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상대 범실까지 나오면서 11-5로 손쉽게 따냈다. 두 번째 게임 역시 한국의 완승이었다. 신유빈이 백핸드 쪽을 철저하게 지켰다. 홍콩 선수들이 둘 다 오른손잡이인 점을 노려 상대 왼쪽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승리했다.

세 번째 게임에선 임종훈의 활약이 빛났다. 왼손 셰이크핸드 임종훈은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로 상대를 공략했다. 8-6에선 몸을 눕히며 상대 코너에 찔러넣는 톱스핀 공격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전의를 잃은 상대 실수가 나오면서 세 번째 게임까지 무난하게 따냈다.

30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임종훈(왼쪽)과 신유빈. 파리=김성룡 기자

홍콩은 네 번째 게임에서 0-3으로 뒤지자 타임아웃을 불렀다. 이후 홍콩 선수들이 살아나면서 처음으로 리드를 내줬다. 하지만 8-10에서 연속 득점을 올려 듀스로 끌고 갔다. 긴 랠리 끝에 한국이 매치포인트를 따낸 뒤 한국 벤치는 타임아웃을 불렀다. 그리고 상대 공격이 벗어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 선수는 서로를 끌어안고 승리를 만끽했다. 신유빈은 두 손을 들어 관중석을 향해 하트를 그렸다. 임종훈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테이블을 내리치며 기뻐했다. 두 선수는 태극기를 함께 들고 손을 흔들어 한국 팬들에게 인사했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