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탄핵 현안 쌓여... 임기단축 개헌 회의적”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년 중임제를 담은 개헌안과 관련해 30일 “탄핵과 관련한 현안이 쌓이고, 민생 현안도 많아 시급하지 않은 현안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공약해온 개헌보다는 탄핵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JTBC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3차 토론회에서 “현재 상태로 논의가 실질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해서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김두관 전 의원이 “누가 당 대표가 돼도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임기 1년을 단축하는 7공화국 개헌을 천명하자”고 한 데에 이같이 답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에게 협치 회동을 요청하며 4년 중임제를 담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제안한 바 있다.
이어진 OX 코너에서도 이 전 대표와 김 전 의원은 탄핵과 개헌에 입장차를 보였다. ‘일상용어가 된 탄핵에 문제가 있다’는 질문에 둘 다 ‘O’를 들어 보였지만, 김 전 의원은 “3년 동안 국정을 지켜봐야 하느냐는 생각을 국민이 꽤 하지만, 탄핵보다는 개헌으로 결단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대통령부터 검사, 방송통신위원장 등 탄핵 용어가 일상이 됐는데, 안타깝다”며 “탄핵은 일정한 선을 넘는 행태 때문에 하는 것인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이 이뤄져 탄핵 이야기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토론회는 김두관, 김지수, 이재명 등 세 후보가 나왔지만, 이날도 논쟁은 김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사이에서 주로 벌어졌다. 두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세수 개편을 두고도 재차 이견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종부세 완화,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당원이 용산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데 왜 이런 주장을 했을까 (생각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도 물러서지 않고 “정책은 언제나 양면성이 있어서, 교조적으로 매달려서 국민에게 고통을 줘선 안 된다”며 “1주택 실거주자에게 걷는 종부세가 900억인데 굳이 민주당이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인생의 시련기를 설명하는 시간에 법정에 출석하는 사진을 소개했다. 이 전 대표는 “과거 독재 정권은 정치적인 상대방을 감옥에 보내거나 죽였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가택연금을 했다”며 “지금 제가 법정에 갇히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있지도 않은 사건을 만들고 재판에 많은 시간을 뺏기게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를 받는 사람이 검찰청 폐지 등을 주장하는 게 옳은지에 질문이 나오자, 이에는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 검찰이 특정 권력을 편들거나 권력 자체가 돼 국민이 준 권력을 남용하고 질서를 파괴한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오는 8월 18일 마치는 전당대회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대명’(90% 지지를 받는 이재명)과 같은 신조어까지 나오면서 이 전 대표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토론회에서 ‘북한임? 1인 독재’ ‘토론회 해서 뭐하냐 이재명 99% 지지하는데’와 같은 댓글을 읽고는 “여당이 저희 당 경선이 김정은 체제라 해서 저도 아쉽다”면서도 “124만 권리당원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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