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당선? 믿으라고?” 차베스 동상 쓰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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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선이 '깜깜이 개표' 속에 출구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결과에 반발한 시민들이 거리에서 냄비를 두드리며 항의했고,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을 쓰러뜨렸다.
차베스는 1999년 집권해 베네수엘라의 반미·좌파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한 군인 출신 정치인으로, 2013년 3월 사망 직전 마두로에게 정권을 물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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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표 요구 주변국에 “외교관 나가라”
베네수엘라 대선이 ‘깜깜이 개표’ 속에 출구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결과에 반발한 시민들이 거리에서 냄비를 두드리며 항의했고,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을 쓰러뜨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재검표를 요구한 중남미 주변국들에 내정 간섭을 이유로 외교관 철수를 통보했다.
AFP통신은 29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도심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규모 경찰력이 배치됐지만 시민들은 아침부터 ‘카세롤라소(cacerolazo)’로 정부에 항의했다”며 “점심 무렵부터 급증한 시위대는 ‘자유’를 외치며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용 현수막을 불태웠다”고 보도했다. 카세롤라소는 주방용품을 막대기로 두드려 소음을 내는 중남미 특유의 시위 방식이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고 일부 시민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맞섰다. 스푸트니크통신은 “카라카스에서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시위가 격해지자 카라카스 시내의 대통령궁은 봉쇄됐고 국회의사당과 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주변의 경계가 강화됐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현지 인권단체 포로페날은 “북서부 야라쿠이주에서 1명이 사망했다. 카라보보주에서는 총격에 의한 부상자가 최소 5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국방부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군인 20명 이상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야라쿠이주 인근 팔콘주의 시위대가 카세롤라소 행진 도중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을 쓰러뜨리고 환호하는 영상은 엑스(옛 트위터)에 올라왔다. 차베스는 1999년 집권해 베네수엘라의 반미·좌파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한 군인 출신 정치인으로, 2013년 3월 사망 직전 마두로에게 정권을 물려줬다.
마두로는 TV 연설에서 “매수된 선동가들이 선관위 사무실 등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는 폭도를 물리치는 법을 알고 있다”며 강경 진압 의사를 밝혔다.
마두로는 지난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중도우파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에게 패배할 것이라는 서방 언론·여론조사업체의 예측을 뒤집고 3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은 채 마두로의 승리를 선언했고, 이에 야권과 국제사회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투·개표소의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구체적인 사례도 속속 전해졌다. BBC 스페인어판은 “투표를 포기하게 하려고 신분 확인으로 시간을 끌거나 투표소 입장 인원을 제한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며 “국제 참관인의 투표소 방문 직전에 돌연 150여명을 입장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일부 투표소 안에 마두로 사진이 내걸리고, 개표 기계에서 기록지를 출력하지 않고 구두나 수기로 득표수를 선관위에 넘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남미 주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에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마두로 정부는 아르헨티나·우루과이·칠레·페루·파나마·코스타리카·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 7개국을 지목해 “미국 정부에 복종한 국가”라며 외교관 본국 철수를 통보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마두로 정부가 대선 결과를 완전히 공개하는지 여부에 따라 제재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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