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죽은 선수들을 위해” 우크라에 첫 메달 안긴 ‘국민 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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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이 열린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 올하 하를란(33)이 마지막 한 방으로 메달을 거머쥐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참혹한 전쟁통에서 이뤄낸 첫 올림픽 메달이기 때문이다.
조국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안긴 하를란은 경기 직후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메달, 러시아에 의해 죽은 선수들을 위한 메달"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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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이 열린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 올하 하를란(33)이 마지막 한 방으로 메달을 거머쥐었다.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터트린 하를란을 향해 관중석에선 국적을 가리지 않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 메달은 하를란의 올림픽 다섯 번째 메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참혹한 전쟁통에서 이뤄낸 첫 올림픽 메달이기 때문이다.
하를란은 이날 한국의 최세빈(24·전남도청)을 단 1점 차로 꺾었다. 경기 초반 최세빈에게 11-5까지 끌려갔지만 점차 치고 올라가 끝내 14-14 동점 상황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킨 하를란은 무릎을 꿇고 피스트에 입을 맞췄다.
조국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안긴 하를란은 경기 직후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메달, 러시아에 의해 죽은 선수들을 위한 메달”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 메달이 조국에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주길 바란다”며 “우크라이나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를란은 이번 올림픽 경기장에 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펜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를 맞닥뜨렸다. 15대 7로 이겼지만 경기 뒤 규정상 의무인 악수를 거부해 실격당했다. 사실상 올림픽 예선을 겸한 대회라 출전이 무산된 셈이었다. 다행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하를란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하계올림픽 중 최소 규모인 26개 종목 140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집과 훈련장이 전쟁터가 된 탓이다.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선수만 487명에 달한다. 하를란은 선수단 숙소에 걸린 어린이들의 응원 그림을 보며 의지를 다졌다고 했다.
전통의 펜싱 강국이었던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 출전 자체를 금지당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 활동 여부 등 자격 기준을 충족한 선수에 한해 중립국 소속 개인 자격으로 출전을 허락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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