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할수도" 트럼프, TV토론 발빼나…밴스 '캣레이디' 발언은 옹호
"대답은 예스(Yes)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TV토론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불참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예약한 해리스 부통령을 재차 '급진 좌파 미치광이(radical left lunatic)'로 규정한 그는 최근 논란이 된 러닝메이트 J.D밴스 상원의원의 '자식 없는 캣 레이디' 발언에 대해서는 가족을 소중히 여긴 것이라고 옹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저녁 공개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토론을 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모두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그녀(해리스)가 누구인지도 안다. 급진 좌파 미치광이"라고 답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을 해보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잠깐만요. 하지만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직답을 피했다.
자신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마도 토론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사실 투표가 시작되기 전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언급했다. 또한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주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그녀와 토론하기를 원한다"면서 "그들(바이든과 해리스)은 똑같은 정책이기 때문에 그녀도 (나와 토론하고 나면)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깎아내린 것과 대비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발표하기 전만 해도 9월10일 ABC뉴스 주관으로 2차 TV토론에 참석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보수성향의 폭스뉴스 주관 토론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 공식 대선 후보 지명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드는 등 9월 토론을 꺼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가)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밴스 상원의원이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자식이 없는 불행한 고양이 아가씨'라고 비꼰 것에 대해서도 "단지 밴스 자신이 가족생활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감쌌다. 그는 "밴스는 매우 흥미로운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가족을 좋아한다"면서 "그런 발언에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캣 레이디는 고양이를 기르는 독신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이에 현지에서는 여성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해당 발언의 파장이 확대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밴스 상원의원에 대한 비난이 잇따랐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된 '4년 후 더이상 투표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 기회를 가졌다. 그는 "나를 위해 투표하라고 한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을 투표 참여비율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는 투표해야 한다. 내가 나라를 바로 잡을 것이니, 당신의 투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복했다. 해당 발언은 지난 26일 보수 기독교 단체 행사에서 나와 논란에 휩싸였었다.
다만 그는 '대통령 임기가 4년이기 때문에 투표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냐'는 추가 질문에는 직답하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명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캠프는 앞서 '78세 범죄자의 폭스뉴스 출연에 대한 성명'을 통해 미국인들이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는 요지는 '트럼프가 늙고 꽤 이상하다'는 사실과 '그가 다시는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13일 유세 중 발생한 피습사건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과 면담한다고 확인했다. 아울러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최후의 만찬을 연출한 것과 관련해서는 "나는 아주 개방적인 사람"이라면서도 "개막식을 수치스럽게 만들었다. 다양한 공연을 올릴 수는 있지만 형편없었다"고 깎아내렸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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