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잃지않는 진정한 1인자 되자"…정의선 양궁협회장 발언 재조명
정의선 작년 양궁협회 행사 연설 화제
최선 다하고 공정경쟁했다면 성적나빠도 괜찮아
품격과 여유 잃지 않는 1인자되자
누리꾼 "대의선(대인배+정의선)" "축구도 맡아달라"
한국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남녀 동반 3연패를 이뤄내면서 양궁협회 회장을 맡은 정의선 현대자동차(현대차)그룹 회장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했다. 정 회장은 "우리 양궁인들께서 더 큰 포부와 꿈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시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운을 뗐다. 정 회장은 "어느 분야든 최고라는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공정하게 경쟁했는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도 괜찮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이어 "보다 중요한 건 우리 모두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품격과 여유를 잃지 않는 진정한 1인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서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드릴 수 있다. 그게 바로 스포츠의 가치와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저도 적극 후원하겠다"면서 "정몽구 명예회장님에 이어서 제가 양궁협회장으로서 무한한 보람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연설은 당시 SBS뉴스에 등장했으며 양궁 대표팀의 잇단 낭보를 계기로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 회장의 연설 가운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도 괜찮다", "품격과 여유를 잃지 않는 진정한 1인자" 등의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품격과 여유, 시스템의 승리, 저 진지한 톤과 눈빛은 빈 말이 아닌듯하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야만적이고 탐욕스런 인간들이 너무나 많은 요즘 저 품격이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고 했다."본업인 현기차(현대차기아가 바른 말)그룹도 잘되고 있고 취미인 양궁협회도 계속 잘나가는거 보면 능력자긴 능력자인듯하다"는 반응도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 회장) 목소리 처음 들어보는데 좋다. 그나저나 정 회장님 딕션 좋다"고 했다. "단어가 너무 좋네요 품격, 품격 대의선(대인배+정의선)"이라는 글도 있다 축구팬인듯한 누리꾼들은 "축협(축구협회 약칭)도 해줘요 정의선 회장님"이라고 했다. 현대차 주주라는 누리꾼은 "현대차 우선주 주주라 매분기마다 쏠쏠히 감사할 따름입니다"라면서 "주가도 많이 올라서 더 좋다. (정의선) 형님 하시는거 다 잘되니 축협도 좀(맡아달라)"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양궁에서 최장기간 후원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이날 기념행사도 현대차그룹이 후원했다. 양궁협회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한국 양궁에 대한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대한양궁협회장 재임 당시 주요 사진들로 제작한 특별 공로 감사 액자를 헌정했다. 정 명예회장은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고 양궁의 저변 확대와 인재 발굴, 장비 국산화 등 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가 되는 기반을 구축했다. 현재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이다. 정의선 회장은 2005년부터 맡아오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 양궁의 100년을 향한 미래 청사진도 공유됐다. 양궁협회는 60주년을 맞아 ‘모두가 즐겁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양궁 문화 구축’을 지향점으로 ‘Aim Higher, Shoot Together(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쏘는 화살)’이란 슬로건을 소개했다.
앞서 한국 양궁 대표팀은 29일(현지시간) 여자 단체전에서 여자 대표팀이 10연패를 이룬 다음날인 30일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이 프랑스에 5-1(57-57 59-58 59-56)로 이겨 우승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한 한국 남자 양궁은 이로써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단체전 남녀 동반 3연패도 이뤘다.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두 대회 연속 우승해 본 나라는 한국뿐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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