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양궁 단체전 3연패, 원팀이라 가능했다…"실수는 나눠 갖는 것" [파리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남자 양궁 국가대표팀의 맏형 김우진(32·청주시청)이 올림픽 단체전 3회 연속 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2021년 개최)에 이어 파리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진, 이우석(26·코오롱), 김제덕(20·예천군청)으로 구성된 남자 양궁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세트 스코어 5-1(57-57 59-58 59-56)로 누르고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한국 남자 양궁은 이날 프랑스를 꺾으면서 통산 7번째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캐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2020 도쿄(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2021년 개최) 대회에 이어 이 종목 사상 두 번째 3연패 역사를 창조했다.
한국의 양궁 종목 올림픽 누적 금메달은 29개까지 늘어났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반효진이 한국 하계올림픽 사상 100번째 금메달을 탄생시키자마자 남자 양궁 대표팀이 101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남자 양궁은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1988 서울 대회 박성수-이한섭-전인수 ▲2000 시드니 대회 김정태-오교문-장용호 ▲2004 아테네 대회 박경모-임동현-장용호 ▲2008 베이징 대회 박경모-이창환-임동현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구본찬-김우진-이승윤 ▲2020 도쿄 대회 김우진-김제덕-오진혁이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김우진은 올림픽 3번째 금메달을 손에 넣으면서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다 금메달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양궁의 김수녕, 사격의 진종오, 쇼트트랙의 전이경이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가운데 김우진이 남자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대선배 세 명을 뛰어넘을 수 있다.
김우진은 시상식을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하게 돼 매우 기쁘다. 그동안 준비한 만큼 게임이 잘 풀려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올림픽 양궁) 3연패는 이전까지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훈련했다.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이날 단체전에서 이우석-김제덕-김우진 순서로 활시위를 당겼다. 8강에서 만난 일본을 세트스코어 6-0(57-53 59-55 57-54)으로 완파하고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중국과의 준결승전도 쉽게 풀어갔다. 1세트에서 예상보다 적은 54점을 얻으면서 중국과 동률을 이뤘지만 2세트부터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다. 세트 스코어 5-1(54-54 57-54 56-53)로 중국을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홈 팀 프랑스와 맞붙은 결승에서도 태극궁수들은 세계 최강의 퍼포먼스를 뽐냈다. 1세트는 57-57 동점이었지만 2세트부터 한국이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우석-김제덕-김우진이 차례로 쏜 첫 발부터 세 번째 발까지 모두 10점 과녁에 꽂히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총 59점을 얻었다. 프랑스도 58점을 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한국이 한 수 더 위였다.
한국은 3라운드에서 금메달을 확정했다. 10점-10점-9점-10점-10점-10점으로 2세트에 이어 또 다시 59점을 획득했다. 9점-9점-9점-10점-10점-9점으로 56점에 그친 프랑스를 제쳤다. 세트 스코어 5-1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우진은 "단체전에서 3명이 다 고르게 잘하면 좋겠지만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 만회하려고 하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며 "앞 사람이 잘 못 쏘면 서로 나눠 가지면 된다고 했다. 뒤에 사람이 더 잘하면서 게임을 치르자는 마음이었다"라고 대회에 임했던 각오를 돌아봤다.
또 "내가 단체전 첫 번째 사수로 쏘려고 했지만 우리끼리 가장 적합한 순번을 찾았다. 맏형으로서 내가 세 번째 순서로 나서면서 다른 선수들이 조금 더 편하게 쏠 수 있게끔 했다"며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부담감을 가졌겠지만 나는 3번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김우진은 남자 양궁 역사상 최초의 3관왕에 도전한다. 남아 있는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다.
김우진은 앞서 지난 25일 열린 남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서 686점을 쏘며 1위를 차지했다. 랭킹라운드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64명의 선수들이 70m 거리에서 72발을 쏴 순위를 가리는 무대다. 랭킹라운드 성적에 따라 개인전 토너먼트에서 1위와 64위, 1위와 63위가 짝지어 붙는 방식으로 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김우진은 전체 1위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김제덕(682점), 이우석(681점)을 제치고 여자 랭킹 라운드 1위 임시현과 함께 혼성 단체전 사수로 결정됐다.
김우진은 "(단체전 우승으로) 일단 첫 단추를 잘 낀 것 같다. 개인전만큼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봤다. 머리는 가볍게, 가슴은 뜨겁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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