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통과했지만 거부권 쳇바퀴, 추경호 "재의요구권 건의"

국민의힘 본회의장 앞 규탄대회... "입법 폭거,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

[조선혜, 남소연 기자]

▲ 정점식 정책위의장(왼쪽)이 30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규탄대회에 참석해 추경호 원내대표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 남소연

'방송 4법'이 5박 6일간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끝에 본회의를 통과하자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맞섰다. 야당이 같은 법안을 계속 상정할 경우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무제한 토론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국회는 오전 9시쯤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89명 전원 찬성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방송 4법' 가운데 마지막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날 법안 통과로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모두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송 4법' 무제한 토론은 지난 25일 오후 5시30분쯤 방통위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방송법 등을 거쳐 30일 오전 9시쯤 종료됐다.

이날 한국교육방송공사법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방송 독재 의회 폭거' 등 팻말을 들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일방 상정되면 무제한 토론 계속...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
   

▲ 필리버스터 종료 후 피켓 든 국민의힘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 가운데 네 번째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종결하고 표결이 시작되자 퇴장해 야당의 강행처리를 규탄하고 있다. ⓒ 남소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과 국가는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방송 장악에 혈안이 돼 방통위 업무를 마비시키고, 공영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입법 폭거가 벌어지고 있다"라며 "지난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고 부결된 법안을 또 다시 일방으로 밀어붙인 이상,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최된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는 무슨 형태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의사의 방향성을 국민께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다음에 공식 회의가 있을 때 한 번 더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법안이 재상정될 경우 또 다시 무제한 토론에 나서겠다고도 예고했다. 추 원내대표는 "상임위에서 여야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면 국민께 그 부당성을 알리는 무제한 토론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무제한 토론에 대한 책임은 민주당에 돌렸다. 추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국회가 쌓아온 협의·대화·협상·협치의 관행을 깡그리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민주당 의원총회하듯 국회를 운영하는 민주당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거대 야당의 폭력, 다수의 힘을 적당히 자제하면서 행사하라. 국민께서 불편하고 대한민국 민생이 망가지고 있다.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