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더위에 10명 숨진 경북 또 폭염 비상…"낮엔 밭일 금지"
집중호우 기간이 끝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자 경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경북에서 야외 활동 중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만 10명에 달했던 탓이다.
30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폭염 대책 기간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8월 2일까지 야외 활동을 하다 숨진 사망자는 25명이다. 경북이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았다. 대부분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농업 활동을 하다 숨졌다. 이 중 질병관리청 분류에 따른 온열질환 사망자는 4명이다. 나머지는 폭염으로 쓰러지긴 했지만 온열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해 일반 사망자로 분류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어지럼증·근육경련·피로감·의식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 온열질환이다.
상주서 밭일 다녀온 60대 숨져
올해에도 이미 경북에서 온열질환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북 상주시 모동면에 사는 60대 A씨가 지난 23일 오후 밭일을 다녀온 뒤 오한 등 열사병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숨졌다. 보건당국은 A씨를 올해 첫 경북지역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로 분류했다.
보건당국은 역대 최고급 폭염이 예고된 올해 온열질환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925명(사망 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68명·사망자 3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특히 집중호우 기간이 끝나고 폭염이 시작된 이달 22일부터 27일까지 6일 동안 발생한 전국 온열질환자 수는 289명에 이른다. 6일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가 올해 전체의 31.2%에 이른다.
온열질환 증가세 “낮엔 쉬어야”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온열질환자는 연평균 1709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이 중 논·밭·비닐하우스에서 연평균 16.1%인 275명이 발생했다. 발생 시간의 절반 이상(51%)이 낮 시간대인 정오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북을 비롯한 각 지자체는 농업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경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농업인들은 가급적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낮 시간대 작업을 중단하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 온열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의 농업인은 폭염에 더 취약한 만큼 무리한 농작업은 삼가고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 뒤 환자를 그늘 밑으로 옮기고 체온을 내리기 위해 목과 겨드랑이 등에 차가운 물병을 대줘야 한다.
과수원·축사도 폭염 피해 예방을
농작물과 가축의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한 관리도 당부했다. 과수원에서는 물 빠짐이 좋도록 배수로를 정비하고 평소보다 물주는 양을 늘려 토양이 적당히 수분을 머금고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밀폐된 축사에서 가금류를 사육하는 농가는 평소보다 사육밀도를 10~20% 낮추고,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또 폭염이 지속하면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만큼 정전에 대비해 정전 경보기를 설치하고, 비상 발전기를 준비해두는 게 좋다.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장은 “집중호우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지속하고 있어 농작물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고온기 농작업, 농작물, 가축관리 요령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현장기술지원단을 구성해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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