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쓰키다시, 김범수 넘겨주고 끝내자" 이준호 녹취…위증?vs폭로?
카카오의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관련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이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우리는 ‘쓰키다시’에 불과하니 배재현과 김범수를 (검찰에) 넘겨주고 끝내자"고 발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와 통화하면서 나온 말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두 사람 대화는 지난해 11월24일 이뤄졌다. 이 전 부문장이 직접 통화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검찰에 제출했고, 통화 상대방인 지 대표는 녹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통화가 이뤄질 당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이미 구속기소된 상태였고, 검찰은 카카오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했다. 특히 이때 이 전 부문장은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입건됐다. 바람픽쳐스는 그의 아내인 배우 윤정희가 투자한 회사로, 이 전 부문장은 2020년 당시 적자 상태였던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카카오 시세조종 혐의와는 별건이다. 이 전 부문장이 다급하게 ‘김범수를 넘겨주자’고 언급한 배경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 전 부문장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는, 최근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는 과정에서 카카오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핵심 진술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발언 취지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단 해석은 엇갈린다.
이 전 부문장은 앞선 검찰 조사 과정에서 카카오의 SM 시세조종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된 배재현·지창배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브라이언(김범수)의 컨펌이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위증’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배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이준호는 아내 윤정희를 통해 카카오엔터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SM 주식도 약 80억원 갖고 있었다"며 "자신의 전 재산이 걸린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별건 수사가 확대되자 혐의에서 벗어나고자 검찰이 원하는 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 측은 해당 녹취록이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 공모를 입증할 증거가 된다고 보고 법원에 제출했다. 관련해 이 전 부문장이 리니언시(Leniency·자진신고자 형벌 감면)를 신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증권 범죄에도 리니언시 제도가 적용된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리니언시 신청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만약 진술이 인정되면 향후 이 전 부문장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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