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 80%가 ‘이것’ 있다… 돌연변이 일으켜 암으로 발전

오상훈 기자 2024. 7.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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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암 사망자 수 1위는 폐암, 2위는 간암이었다. 다만 간암은 사회활동이 활발한 40~50대에서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인체의 화학공장이라 불린다. 회복력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점점 딱딱해지면서 정상 간으로 돌아가지 않고 간암 위험성도 증가한다. 간암의 주요 원인들에 대해서 톺아봤다.

◇간염에서 간경변증, 간경변증에서 간암으로
간암의 무서운 점은 초기뿐 아니라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된 후에도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는 사실이다. 간암 초기 증상은 무기력감, 피로감, 오른쪽 윗배의 불쾌감, 울렁거림, 체중 감소, 식욕부진 등인데 일상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이다. 간암이 진행되면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나고 극심한 통증은 말기에 이르러서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간암은 다른 암들과 달리 원인이 비교적 명확히 알려져 있다. ▲만성 B형간염 ▲C형 간염 ▲알코올 간질환 ▲간경변증이 전체 간암 원인의 대부분을 자치한다. 이중에서도 B형·C형 간염이 간암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간염만 주의해도 대부분의 간암 발병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간염이 곧바로 간암으로 발전하는 건 아니다. 중간단계로 간경변증이 있다. 간경변증은 간에 만성적인 염증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섬유성 변화가 생기면서 간이 딱딱하게 굳는 현상으로 ‘간경화’라고도 불린다. 간경변증의 원인으로는 B형·C형 간염 외에도 음주,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이 있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전제 간암 환자의 약 80%가 간경변증을 동반한다. 간경변증 상태에서 간암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암이 된다.

◇고위험군에 대한 정기적인 초음파·혈액 검사 중요
따라서 간암에 의한 사망을 막으려면 고위험군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주기적인 초음파검사와 함께 혈액 검사로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가 있다. 이 두 가지로 국가 암검진 중 간암 검진을 시행한다. 하지만 다른 종양표지자인 ‘피브카2’ 역시 간암 진단에 도움이 되므로,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간 초음파 검사는 간의 모양 변화와 국소 병변을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부 비만하거나 간경변증으로 인해 초음파검사가 충분하지 못한 경우는 CT나 MRI 등의 검사를 병행할 수 있다.

문제는 간염 환자들이 약을 투약하지 않는 상태에서 스스로를 건강보균자라고 여겨 검사를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는 “간염약을 먹어야 하는 활동성 간염의 진행 정도는 스스로 알기 어렵다”라며 “간염약을 투약하는 도중에도 간암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감염약을 복용하는 건 물론 정기적인 검사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음주를 자주, 많이 하는 사람 역시 검진을 자주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 본인이 간경변증인지 모르고 음주를 이어가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조기 간암 발견, 수술 없이 국소 치료로 좋은 효과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면 고주파열치료술과 같은 국소 치료술을 이용한다. 종양 내에 바늘 모양의 전극을 위치시키고 열을 가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단기간 입원을 하면 되고, 수술과 대등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1~2기 간암은 절제술을 시행한다. 대한간암학회의 간암 등록 사업 보고에 따르면 간 절제술이 시행되는 비율은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다.

암이 주요 혈관에 침범되거나 간 외 전이가 동반됐다면 암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전신 항암제 치료를 고려한다. 최근에는 소라페닙, 레고라페닙, 렌바티닙 등 분자표적치료제의 도입으로 간암 치료가 한 단계 발전했다. 항암제가 지속해서 개발되고 병용 치료 등을 통해 치료 반응이 좋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치료를 함께하는 다학제 치료가 도움이 되고 있다.

신 교수는 “위험군 선별해서 간암을 예방하고,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치료하는 게 간암의 핵심”이라며 “진행된 간암이라도 생존 기간을 늘리는 다양한 치료가 있지만, 간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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