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김정은 유고시 김주애 대신 김여정 통치 가능성"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 지도와 강동종합온실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두 달 만이다. 연합뉴스

국정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후계자 수업을 받는 것으로 파악한 가운데 미국 일부 대북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유고 시 나이가 어린 김주애를 대신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리 통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2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가까운 미래에 김 위원장이 건강 악화 등으로 지도력 공백이 생기면 김 부부장이 후계자로 지정되거나 섭정 형태로 김주애 대신 통치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김주애의 나이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1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50대가 되는 10년 뒤에도 김주애는 20대 초반이다. 과거 김 위원장이 권력을 이양받을 때 다른 장성보다 군사적으로 뛰어난 전략가로 대중에 공개됐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클링너 연구원은 후계자설에 회의적이지만 만약 김주애가 후계자로 굳어진다면 특별한 자격이나 면모를 과시할 수 있는 선전 활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CNI) 국장은 김주애를 차기 지도자로 예상하면서도 이른 시일 안에 승계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충분한 교육과 경험을 쌓은 뒤 20대 중반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보다 먼저 권력 승계가 되는 상황이 온다면 김 부부장이 김주애를 대신해 섭정에 나설 수 있으며, 이후 권력을 내려놓지 않아 북한이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워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주애가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소화하는 일정 상당 부분이 김 위원장과 함께하는 군사 부문 행사라고 보고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