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 아파트' 입주까지 3개월 더 걸린다 [부동산AtoZ]
수도권(33개월→36개월), 서울(29개월→30개월)
경기(34개월→36개월), 인천(35개월→39개월)
"안전·환경 규제, 숙련공 부족, 인건비 상승 영향"
올해 수도권 아파트의 분양부터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3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이 3개월 정도 더 증가했다. 단지에 따라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이 40개월을 넘기는 곳도 있었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부터 입주까지 33개월→36개월… "엄격한 근로시간 관리, 불규칙한 날씨 영향"
30일 아시아경제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참고해 올해 1월~7월 서울, 경기, 인천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모집공고를 전수조사한 결과, 분양부터 입주(예정일)까지의 기간은 36개월로 지난해 같은 기간(33개월) 대비 3개월 늘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같은 기간 서울(29개월→30개월), 경기(34개월→36개월), 인천(35개월→39개월) 모두 공사 기간이 지난해보다 길었다. 후분양 단지와 조합원 취소분은 뺀 기간이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이 더 늘어났다.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는 이 기간이 올해 39개월로 전년 동기(35개월)보다 4개월 더 길어졌다. 지역별로 서울(24개월→31개월), 경기(37개월→40개월), 인천(37개월→42개월)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공사 기간이 많이 늘어났다"며 "현장 근로자의 근로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면서 예전처럼 정해진 시간 외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 비가 오는 날에도 작업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요즘은 비가 일정하게 오는 것도 아니어서 작업이 지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분양부터 입주까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공사비가 커지고 분양가도 올라가는 모습이다. 올해 1월~7월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당 분양가는 평균 1640만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약 1034만원)보다 600만원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당 분양가 평균치는 약 554만원에서 645만원으로 올랐다. 인천은 521만원에서 596만원으로 상승했다.
분양 단지 10곳 중 2곳 이상이 입주까지 40개월 넘게 걸려… "결국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특히, 올해 1월~7월 분양한 수도권 단지 중에서 약 27%가 입주까지 40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관측됐다. 서울, 인천, 경기 63개 단지 중 경기 10곳, 인천 7곳이다. 입주까지 40개월 이상 걸리는 수도권 단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15%)보다 약 12%포인트 더 증가했다.
이달 분양한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는 입주 예정 기간이 오는 2028년 7월로, 입주까지 약 49개월이 걸린다. 이 단지 시공사인 반도건설의 한 관계자는 "실제 착공 기간은 50개월"이라며 "최근 공사 기간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도 있고 이 단지가 1694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인 점, 지하 4층에 지상 49층의 준초고층으로 짓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나온 공사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분양부터 입주까지 40개월 넘게 걸리는 단지의 분양가는 40개월 미만의 단지보다 분양가가 높았다. 올해 1월~7월 경기에서 분양한 단지 중 입주까지 40개월이 넘게 걸리는 아파트 10곳의 ㎡당 분양가는 평균 752만원 수준이다. 이와 달리 입주까지 40개월이 채 안 걸리는 단지의 ㎡당 평균 분양가는 612만원이다.
인천은 올해 분양 단지 중 입주까지 40개월 넘게 걸리는 아파트 7곳의 ㎡당 평균 분양가는 약 619만원으로, 입주까지 40개월이 안 걸리는 단지 6곳 평균치(570만원)보다 약 48만원 비싸다.
건설업계는 분양부터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환경 규제가 더 강화됐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더 올랐다. 팬데믹 이후로 외국인 숙련공도 부족하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를 지을 때 입주 예정일 한두 달 전에는 공사를 끝내려고 하나,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서 분양부터 입주까지 기간을 보다 길게 잡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최원철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갈수록 건설사 입장에서 공사 기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녹색건축, 층간소음 검사 같은 규제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공사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건설사의 비용은 증가하게 되고 결국 분양가도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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