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까지 받은 김제덕의 ‘파이팅’…도쿄 이어 파리에서도 통했다 [2024 파리]
김명석 2024. 7. 30. 07:03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화제가 됐던 양궁 김제덕(20·예천군청)의 “파이팅”이 프랑스 파리에서도 어김없이 울려 퍼졌다. 심판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지만, 김제덕은 개의치 않고 방향만 틀어 끊임없이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어 줬다. 결과는 도쿄에 이어 파리에서도 ‘금메달’이었다.
김제덕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과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날 한국은 일본과 중국, 프랑스를 차례로 꺾고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김제덕은 도쿄에 이어 파리에서도 남자 단체전 금메달 멤버가 됐다.
대회 전부터 관심이 쏠렸던 김제덕 특유의 “파이팅”은 이번 파리에서도 이어졌다. 김제덕은 17살이던 지난 도쿄 대회 당시 큰 목소리로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제덕이 만든 분위기는 고스란히 남자 대표팀에 큰 힘이 됐다.
일본과의 8강전에선 파이팅을 외치다 심판으로부터 주의까지 받았지만, 김제덕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심판이 경고를 줬다. 아마 상대 선수들을 보고 파이팅을 외치는 게 약간 도발적인 것으로 비춰진 것 같다”면서도 “우리 팀 선수들이나 뒤에 계신 감독님을 보고 파이팅을 외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상대 선수 측 입장에선 아마 다르게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잘못한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우리 쪽만 보고 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방향만 튼 김제덕의 파이팅은 4강, 결승에서도 쉼 없이 울려 퍼졌다. 김제덕이 끌어올린 분위기에 이우석, 김우진 등 다른 선수들도 가세했다. 스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상대와의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으려 애썼다. 특히 개최국 프랑스와의 결승전은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한 프랑스 홈팬들의 응원에 자칫 기가 눌릴 수도 있었다. 김제덕과 선수들은 그래서 더욱 크게 파이팅을 외쳤다. 결과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비단 파이팅뿐만이 아니었다. 나이는 가장 어린 막내였지만, 김제덕은 실력으로도 상대를 압도했다. 일본과의 8강전에선 6발 중 5발을, 중국과의 4강전에서도 절반인 3발을 10점 과녁에 꽂았다. 프랑스와의 결승전 역시도 6발 중 5발을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6발을 모두 10점을 쏜 이우석의 기세가 워낙 좋았지만, 그 기세를 곧바로 이은 김제덕의 존재감 역시 남자 양궁 금메달의 큰 힘이 됐다.
김제덕은 “준비한 기간 동안 많은 힘듦도 있었고 즐거움도 있었다.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팀워크가 잘 맞아 금메달을 땄다.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도쿄 올림픽 때는 잘 모르고 시합에 나가 당당하게만 쏘는 막내 느낌이었다. 이번에도 똑같은 막내이긴 하지만 무게감이 달랐다. 처음엔 걱정도 많았지만,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자신감도 얻었다. 제일 컨디션이 좋았던 대회였던 거 같다”고 했다.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제덕은 “(6발 모두 10점을 기록한) 이우석 선수는 완벽한 결승전을 치렀다. 특히 각 엔드 첫 발이 저희한테는 중요했는데 큰 역할을 해줬다. 자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저도 그런 모습을 따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김우진 선수도 마지막에 결정적일 때 끝내야 할 때 잘 끝내줬다”고 했다.
가장 큰 목표였던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으니 이제는 개인전 메달을 바라본다. 지난 도쿄 올림픽 때는 안산과 함께 혼성 단체전에 나갔지만, 이번엔 랭킹 라운드에서 밀려 남자 개인전만 더 치른다. 도쿄 올림픽 당시엔 개인전에서 중도 탈락해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김제덕은 “지난 도쿄 때는 개인전에서 탈락한 뒤 든 생각이 ‘파리에서 금메달을 하나 더 따면 좋겠다’는 목표와 꿈이 생겼다.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도쿄 때도 그랬지만 언제나 마지막 올림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라고 웃어 보였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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