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는 불행할 것 같았는데 아니네요"…女 사브르 최세빈, 메달만큼 값진 자신감 얻었다 [파리 인터뷰]
최세빈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 준결승에서 프랑스의 마농 아피티-브뤼네에게 12-15로 졌다.
최세빈은 1라운드에서 먼저 점수를 뽑아내며 기분 좋게 준결승을 시작했다. 하지만 브뤼네에게 곧바로 동점을 허용한 뒤 순식간에 4점을 더 뺏기면서 1-5로 끌려갔다.
최세빈을 열세 상황 속에서도 조금씩 브뤼네와 격차를 좁혀갔다.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1라운드를 6-8로 마치면서 2라운드에서 역전의 여지를 남겨뒀다.
최세빈은 홈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브뤼네를 상대로 기죽지 않고 맞섰다. 2라운드에서 9-10 접전 상황을 만들면서 결승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브뤼네는 마지막 순간 빈틈을 허락하지 않았다. 최세빈은 최종 스코어 12-15로 준결승을 마치고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최세빈은 준결승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프랑스 팬들의 함성이 컸지만 경기 중에는 '나를 응원해 준다'라고 생각했다"며 "(프랑스) 관중들이 다같이 노래를 부를 때도 '그냥 열심히 부르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준결승에서는 그냥 내가 실수를 많이 했다. 다른 부분은 없었다"고 말하면서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한 뒤 "동메달을 따면 감사할 것 같지만 하늘이 내려준다고 생각한다. 모든 건 하늘에 맡기고 즐기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최세빈은 짧은 휴식 후 맞이한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6위 우크라이나의 올하 하를란과 맞붙었다. 1라운드 3-3 접전 상황에서 과감하고 빠른 공격으로 순식간에 8-3까지 달아나면서 동메달에 다가섰다. 2라운드에서도 순조롭게 점수를 쌓은 끝에 먼저 두 자릿수 점수 고지를 점령했다.
하지만 하를란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순식간에 7점을 따내면서 11-12로 스코어가 뒤집혔다. 최세빈은 하를란과 치열한 공방전을 주고받은 끝에 14-14 동점 상황에서 승부를 이어갔다.
마지막 순간 웃은 건 하를란이었다. 간발의 차이로 하를란의 공경이 최세빈보다 먼저 성공하면서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하를란은 이번 대회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메달리스트가 됐다.
2000년생인 최세빈은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펜싱 사브르 여자 대표팀 선수 중 세계랭킹(24위)이 가장 낮았다. 자연스럽게 메달 획득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최세빈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강렬한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다.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 일본의 에무라 미사키를 격침시키는 파리 올림픽 펜싱 종목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8강에서는 대표팀 동료 전하영(23·서울특별시청)에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입했다.
최세빈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가 상대에게 따라잡혔기 때문에 많이 아쉽다. 동메달 결정전 전에는 즐기겠다고 말은 했지만 막상 메달을 따지 못 하니까 여러 가지로 아쉬운 마음이 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상대 선수도 급해졌는데 나도 점점 점수 차가 쫓기다보니 급해졌다. 마지막에 결단을 내렸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공격에) 들어가려고만 했던 것 같다"고 패인을 돌아봤다.
최세빈은 비록 올림픽 메달 획득은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멋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최세빈은 생애 첫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기량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파리에서 메달은 가져가지 못했지만 스스로를 믿을 수 있게 된 부분은 분명 큰 수확이었다.
최세빈은 "항상 스스로를 많이 의심했다. 언니들이 '괜찮다, 너 좋다'고 말해줘도 믿지 못했다"며 "올림픽을 뛰어보니 진짜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믿고 게임을 운영하는 게 가장 필요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 개인전은 100점 만점에 70점을 주고 싶다. 단순히 메달을 못 따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불안해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올림픽에서) 4등을 한 선수는 안쓰럽고 불행할 것 같았는데 막상 4등을 해보니까 얻어가는 게 많은 것 같다. 탑랭커들과 붙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강조했다.
최세빈의 파리 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윤지수, 전하영과 함께하는 여자 사브르 단체전이 아직 남아있다. 한국 여자 펜싱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최세빈은 "단체전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언니들을 믿고 서로 합심해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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