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거래소 시대]"투자문화 및 시장접근성 개선해 자본시장 선진화 기여할 것"(인터뷰)
목표는 '출범 후 3년 내 점유율 10%'
"거래 비용 낮아지고 거래 활성화될 것"
"대체거래소(ATS) 도입으로 투자 문화와 시장 접근성을 개선해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다."
내년 3월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 출범을 앞둔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대체거래소 도입 효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및 국장, 금융서비스국장, 금융결제원 원장 등을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자본시장과장 시절 대체거래소 도입의 근거를 직접 마련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대체거래소 도입이 거래 시스템의 효율화, 거래비용 최소화 및 거래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일찍이 내다봤다.
김 대표는 "거래소가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은 우리 시장에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모두가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그 관심과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출장 통해 배운 ATS 순기능 "수수료 떨어지고 거래량 늘어"
김 대표는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시절 출장으로 방문했던 호주에서 대체거래소 도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주는 호주증권거래소(ASX)라는 단일 거래소를 운영하다 2011년 '차이엑스 오스트레일리아(현 CBOE Australia)'라는 대체거래소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 정도의 규모를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작은 회사였다. 직원 몇 분이 마중 나와 반겨주셨던 기억이 난다"며 "시간이 흘러 지난해에 다시 출장을 가게 됐었다. 그동안 회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10여년 전 방문 당시 대체거래소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해주시던 분을 다시 만났고 저를 기억해주시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이제 그 거래소가 호주에서 시장 점유율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대체거래소가 생긴 이후로 거래소 간 건전한 경쟁 체계가 만들어지며 수수료도 떨어지고 거래량도 늘었다"고 짚었다.
이후 김 대표는 한국의 거래소 경쟁 체제 도입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거래소 규모보다는 덩치가 작은 거래소를 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유행하고 나서 거래량이 폭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를 깨는 새로운 거래소 도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본격적으로 대체거래소 설립준비위원회를 설립하고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3년 내 점유율 10% 목표 "ATS가 '투자 문화' 바꿀 것"
김 대표는 대체거래소 도입 시 기대되는 효과로 거래 활성화를 첫 번째로 꼽았다. 그는 "확장된 거래 시간, 두 거래소 간의 가격 차를 해소하기 위한 차익 거래 등에 의해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출범 후 3년 내 점유율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거래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거래량이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김 대표는 "실제 거래량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하기 위해선 '투자 문화'를 변화시키는 정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정규거래 시간이 기존 오후 3시30분에서 8시로 연장된다면 투자 문화가 바뀔 수 있을 정도의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거래시간 연장 시 거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개인투자자 중 특히 직장인들이 낮에 바쁜 업무로 인해 거래를 놓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수수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관들이 대체거래소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기존 거래소와 차별화한 요소로 거래 시간 외에도 수수료 및 새로운 매매 유형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기존 거래소 대비 20~40% 수수료가 더 싸다. 현재 거래소의 수수료도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이지만 그것보다 더 싸게 하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는 거래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새로운 매매 유형인 중간가 방식과 스톱지정가 방식을 도입해 투자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했다. 호가가 세분화되면 매매체결 가능성을 높이고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접근성' 확장…"자본시장 밸류업에 긍정적일 것"
김 대표는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시장 접근성'을 개선해 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주식의 가격은 근본적인 기업 가치에 연동되겠지만 주식이라는 '상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모양새를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경쟁력 있는 거래 인프라를 제공해 주식의 유통 체계를 개선시킬 수 있다. '시장 접근성'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밸류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에서의 트레이딩 기회가 더 늘어나는 것이다. 이들도 우리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대체거래소를 준비하는 과정에 힘쓰는 여러 자본시장 관계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대체거래소 도입에 따른 기대 효과를 보려면 아직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 남았는데 당장 처리해야 할 업무는 많으니 업무 담당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우리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고 거래소의 독점 체제를 끝내기 위한 것이다. 협업 중인 증권사나 자본시장 관계자들께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움직여서 진행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업계 관계자분들과 매끄러운 협업을 통해 선진 거래 체계가 신속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향후 시장과 꾸준히 소통해 기존 거래소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서비스 제공에도 노력할 것이다.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