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환불 나선 핀테크 업체… 구상권 청구해도 못받을 가능성

나경연 2024. 7. 30.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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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후 소비자 피해가 확산하자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들이 선(先)환불 조치에 나섰다.

이미 티몬·위메프에 결제 대금을 한 차례 지급한 업체들은 환불 금액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모기업 큐텐의 자금 조달 계획이 부실하고 티몬·위메프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대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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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두 번 지불… 손실 부담 떠안아
기업회생 신청도 구상권 어렵게해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후 소비자 피해가 확산하자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들이 선(先)환불 조치에 나섰다. 이미 티몬·위메프에 결제 대금을 한 차례 지급한 업체들은 환불 금액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모기업 큐텐의 자금 조달 계획이 부실하고 티몬·위메프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대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등 일부 핀테크 업체들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선환불을 진행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개설된 ‘티몬 네이버페이 피해자 방’ ‘큐텐 피해자 대응방’ 등에는 결제액 환불이 완료됐다는 사례가 속속 올라왔다.

간편결제사들은 티몬·위메프에서 자사 플랫폼을 통해 결제가 이뤄질 경우 하루 이틀 내로 정산을 완료한다. 이들은 카드사와 달리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 역할도 해 상대적으로 정산 과정이 단순하고 빠르다. 이미 티몬·위메프에서 이뤄진 거래 대부분에 대해서 결제 대금 정산이 끝난 상황이지만, 이번 사태로 선환불을 진행하면서 대금을 두 번 내는 셈이 됐다.

업체들은 티몬·위메프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모기업 큐텐과 티몬·위메프의 재무 상황이 불안정해 실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큐텐은 전날 금융당국에 해외 계열사인 ‘위시’를 통해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8월 중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위시는 큐텐이 지난 2월 약 2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하지만 위시 역시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큐텐이 위시를 인수하는 데 사용한 자금이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티몬·위메프가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도 구상권 청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할 경우 티몬·위메프는 두 가지 방법으로 간편결제사에게 환불금 관련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제3의 기업이 나타나 두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이다. 이때 투입된 인수 자금으로 채무 변제가 가능하다. 또 다른 방법은 두 회사가 영업을 지속하면서 채무를 갚는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두 방법 모두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회생 법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미 두 업체는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회생에 이르지 못하고 파산할 확률이 높다”면서 “간편결제사가 보유한 회생 채권은 종잇조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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