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두로 3연임” 발표… 출구조사와 딴판… 野 불복, 대혼돈

김철오 2024. 7. 3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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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반미·좌파 사회주의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25년 만의 정권교체 전망을 깨고 3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은 채 서방권 출구조사 결과와 상반된 득표율을 발표한 데다 야권과 국제사회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마두로 대통령과 2파전을 벌인 중도우파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44.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선관위원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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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살레스 압승’ 출구조사 뒤집혀
美국무 “국민 뜻 반영 안돼 우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 발표를 반박하는 민주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맨 오른쪽)와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 AP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반미·좌파 사회주의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25년 만의 정권교체 전망을 깨고 3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은 채 서방권 출구조사 결과와 상반된 득표율을 발표한 데다 야권과 국제사회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엘비스 아모로소 선관위원장은 대선 이튿날인 29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마두로 대통령이 개표율 80%에서 51.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며 “2위 후보와의 격차로 볼 때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은 불가역적”이라고 밝혔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 나와 “내 연임으로 평화와 안정, 정의가 있을 것”이라며 승리를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과 2파전을 벌인 중도우파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44.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선관위원장은 설명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투표 종료 직후 미국 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 자료를 인용해 “곤살레스 후보 득표율은 65%로, 마두로 대통령의 31%를 두 배 이상 앞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AP통신은 WP 출구조사와 다른 선관위 발표에 대해 “마두로 정권에 장악된 선관위가 전국 투표소 3만곳의 개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를 확인하려는 야권의 시도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마두로 체제의 여당은 선관위·법원·군·언론을 장악하고 ‘정부 연합 비정규 민병대’를 결성해 야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WP는 카라카스의 한 개표소에서 입장이 거부된 것에 항의하던 야권 지지자들이 마두로 추종 세력으로 보이는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야권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곤살레스 후보는 선관위를 겨냥해 “국민과 국제사회는 이번 선거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진실은 우리 후보가 70% 득표율로 승리했다는 것”이라며 선거 불복운동을 예고했다.

선관위 발표가 번복되지 않는 한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부터 12년째 유지한 임기를 2031년까지 6년 더 연장하게 된다. 반미·좌파 사회주의 정권의 집권 기간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처음 집권한 1999년부터 32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식 민족주의 포퓰리즘, 이른바 ‘차비스모(Chavismo)’를 계승해 미국의 제재에 저항하는 자립경제 활성화, 중남미 좌파 정권들과의 연대 강화를 강조해 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뜻이 선거에 반영되지 않은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향후 야권의 대응에 따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거나 2019년의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와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극심한 경제난과 사회 혼란 속에 모국을 등지는 이들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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