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어깨 통증, 돌멩이 때문? 석회화성 건염
피부 주름처럼 눈에 띄는 곳뿐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어깨의 회전근개에도 노화는 진행된다. 게다가 나이만큼 활동량과 운동량이 쌓이는지라 노화가 다른 부위보다 빨리 진행된다. 이때 회전근개 손상과 동반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석회화성 건염’이다. 최근 중년 이상의 석회화성 건염 환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한해 20만 명 이상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으며 이 중 40% 정도가 입원 치료를 받는다.
석회화성 건염은 어깨에 석회가 껴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팔을 바깥으로 돌릴 때 극심한 통증이 일어난다면 4가지 질환을 예상할 수 있다. 회전근개 손상과 오십견, 충돌증후군과 석회화성 건염이다. 아래쪽에서 바깥으로 회전했을 때 통증이 없다면 회전근개 손상과 오십견은 아니다. 충돌증후군이나 석회화성 건염일 가능성이 큰데 충돌증후군의 경우 엑스레이를 찍으면 견봉 끝이 날카롭거나 두꺼워져 있는 상태가 관찰된다. 반면 석회화성 건염은 석회가 끼여 하얀 덩어리를 가진 상태로 발견된다.
석회화성 건염이 제일 많이 생기는 부위가 어깨 위쪽인 극상건이다. 극상건에 과다한 힘이 작용되거나 압력이 생기면 그쪽 혈류가 막히고 칼슘 성분이 침착돼 붓는다. 이때 극상건 위 견봉의 하부와 침착된 석회가 부딪히면 극상건의 힘줄이 붓게 된다. 부어오른 힘줄에 석회가 눌리면 그 부위 압력 때문에 가장 고통스러운 통증이 일어난다.
석회화성 건염의 특징은 압력을 받지 않을 땐 어느 정도 견딜 수가 있지만 압력을 받을 땐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는 점이다. 어깨 앞쪽의 견갑하건에 석회질이 끼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극상건처럼 부딪히지 않으면 통증이 별로 없다가 서로 부딪혀 압력을 받으면 통증이 나타난다.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석회질이 끼더라도 부딪히지만 않으면 큰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석회는 어떻게 사람의 몸에 끼는 걸까. 아직 잘 알려진 바는 없으나 추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회전근개의 부착부는 매우 활동이 많고 정교한 조직이다. 평소 어깨의 중심이 되는 회전근개 부위를 많이 쓰거나 타박(打撲)을 입으면 혈액 속의 칼슘 성분이 서서히 침착한다. 그러다 임계치를 넘는 양이 쌓이면 부어오르면서 석회화성 건염 증상이 나타난다.
노인의 경우에는 회전근개가 노화돼 있기에 어깨를 많이 쓰면 극상건 힘줄에 손상이 발생하기 쉽다. 여기에 석회질이 쌓이면 회전근개 손상이 가중돼 더 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초기라면 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열이 나면 얼음주머니를 대 시원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소염제를 사용해 통증을 가라앉히며 과다한 일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정형외과를 방문해야 한다. 의사는 급성 석회화성 건염이란 진단하에 필요하면 초음파를 보면서 천자를 한다. 천자(穿刺)란 해당 부위에 고인 액체성 석회를 주사기로 흡인하는 것이다. 이 질환 발생 후 2~3주 넘어가면 고여 있던 석회질이 단단해지는데 이때는 충격파 치료를 한다. 정확하게 충격파 치료를 받으면 먼저 통증이 사라지며 서서히 석회질도 없어진다.
이렇게 해도 통증이 심하다면 관절 내시경으로 치료한다. 극상건 안쪽 혈관과 결합조직으로 이뤄진 세포 집단 내에서 내시경으로 석회를 제거한다. 이때는 ‘C-arm’이라고 하는 활동 추적 방사선 모니터로 확인하며 석회질을 제거한다. 석회질이 제거되면 통증이 대부분 쉽게 해결되지만 광범위한 시술이 이뤄질 땐 꿰매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석회화성 건염을 예방할 수 있을까. 일단 통증이 왔다면 어깨를 쉬어주는 게 예방법이다. 이보다 더 나은 해결책은 존재할 수 없다. 통증에도 계속 어깨를 사용한다면 더 많은 석회질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 경우 석회질이 급속하게 쌓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통증은 언어다. 몸이 자신의 힘든 상태를 알려 그 행동을 멈춰 달라는 간곡한 호소이다. 어깨 통증에 귀 기울이는 습관만 가져도 우리 몸의 항상성은 어깨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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