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수영인생 여기서 끝 아니다”…계영 800m서 첫 단체전 메달 도전

황선우

황선우(21·강원도청)는 애써 미소를 지었지만, 씁쓸한 마음까지는 감추지 못했다. 3년간 벼린 칼을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내려놓은 뒤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며 고개 숙였다. 황선우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ｍ 준결선을 9위(1분45초92)로 마쳐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8위 마쓰모토 가쓰히로(일본·1분45초88)와는 0.04초 차.

황선우는 한국 수영 ‘황금세대’의 선두주자였다. 2021 도쿄 올림픽 자유형 100ｍ와 200ｍ 결선에 연거푸 진출해 ‘10대 돌풍’을 일으켰다. 그 후 국제대회를 거치면서 자유형 200ｍ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다. 한국 선수 최초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올랐는데, 특히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선 금메달이었다.

이날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황선우는 예선을 4위로 통과했고, 준결선에서도 100ｍ 지점까지 조 1위였다. 그런데 마지막 50ｍ에서 급격히 속도가 떨어졌다. 경기 후 그는 “내 수영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니다. 남은 선수 생활에 큰 교훈이 될 레이스였다”고 자신을 다잡았다.

올림픽 메달 기회는 남았다. 자유형 400ｍ 동메달리스트 김우민(22·강원도청) 등과 계영 800ｍ에서 한국 수영 최초의 올림픽 단체전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7분01초94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특히 마지막 영자 황선우는 마지막 200ｍ에서 기적의 스퍼트를 펼쳤다. 파리 올림픽 계영 800ｍ 예선은 30일 오후 8시8분 열린다.

배영은 기자, 파리=고봉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