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시니어로 메이저 첫 정복
2007년 스코틀랜드 던디 인근 커누스티 링크스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 최경주(54)는 최종라운드를 공동 3위로 출발했다. 그러나 점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8위로 밀렸다. 우승은 파드리그 해링턴이 차지했다.
2008년 잉글랜드 리버풀 인근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장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도 최경주는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렉 노먼에 2타 차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그러나 엄청난 바람에 흔들렸다. 마지막 홀 쿼드러플 보기가 가장 뼈아팠다. 최경주는 16위까지 밀렸다. 우승은 또다시 해링턴이 차지했다.
최경주가 29일(한국시간) 커누스티에서 벌어진 챔피언스 투어(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 오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2언더파 70타,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리처드 그린을 2타 차로 제쳤다. 난코스인 커누스티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친 선수는 최경주가 유일했다. 한 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경주는 6번 홀까지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해 보기 3개를 하면서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9,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12~14번 홀에서 버디-버디-이글을 해 선두로 복귀했다.
최경주는 PGA 투어에서 8승을 했다. 우승한 대회들은 순도가 높다.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잭 니클라우스가 주최하는 메이저급 메모리얼에서 우승했다. 타이거 우즈가 주최한 AT&T 내셔널에서도 챔피언이 됐다.
그러나 정작 메이저 우승이 없어 아쉬웠다.
기회는 있었다. 2004년 PGA 챔피언십에서는 포어 캐디가 졸아 볼을 분실했다. 볼은 포어캐디가 알려준 곳보다 앞쪽 벙커에 있었다. 최경주는 그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는데 우승자 비제이 싱과는 2타 차였다.
2010년 마스터스에서 최경주는 타이거 우즈와 4라운드 내내 함께 경기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섹스스캔들을 일으킨 우즈의 복귀전이라 정신없었다. 갤러리 야유가 심했고 하늘에는 우즈를 조롱하는 플래카드를 단 비행기도 날아다녔다. 그 와중에 최경주는 공동 4위에 올랐다. 만약 한 라운드라도 우즈와 떨어졌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이듬해인 2011년 마스터스에서 최경주는 공동 2위로 출발했다. 최경주는 16번 홀까지 선두권에 머물다 밀려났다. 먼 거리 칩샷을 넣는 등 동반자 샬 슈워첼의 운이 아주 좋았다.
최경주는 지난해부터 술과 커피, 탄산음료를 끊는 등 몸을 다시 만들었다. 지난 5월에는 SK텔레콤 오픈에서 아들뻘 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비록 챔피언스 투어지만 최경주는 첫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2007년과 2008년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컵을 놓친 아쉬움도 풀었다. 최경주는 “꿈을 이뤘다. 고국에서 팬들이 함께 즐거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과 2008년 디 오픈 우승자인 파드리그 해링턴은 이번 대회에서 공동 5위를 했다. 최경주와는 8타 차이가 났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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