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쏘에서 법카 썼잖아!"…청문회 뒤집은 '성심당 회사명'
■ 추천! 더중플 - 국내여행 일타강사
「 “사람 이야기가 없는 여행기는 여행기가 아니다.”
자전거 타고 팔도를 누빈 소설가 김훈이 이런 말을 했지요. 전적으로 옳은 문장이지만, 요즘 세태하고는 안 맞는 듯합니다. 제 인증 사진만 예쁘게 나오면 성공한 여행이라지요. 하지만 여행은 인연을 쌓는 일입니다. 인연을 쌓는 건, 결국 사람을 만나고 오는 일이고요. ‘국내여행 일타강사’는 이 인연들에 관하여 말합니다. 오늘의 ‘추천! 더중플’도 국내여행 일타강사가 찾아낸 풍경 속 사연들을 말합니다.
이를테면 대전 ‘성심당’. 성심당은 단순한 동네 빵집이 아닙니다. 빵집 의사와 무관하게 연일 언론에 등장하는 뉴스 메이커가 되고 말았지요. 최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성심당이 나왔으니까요. 왜 성심당은 회사 이름이 성심당이 아니라 ‘로쏘’일까요. 여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 있습니다.
지난주 tvN 예능 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에선 염정아가 손수 식혜를 만들어 남해 읍내의 작은 빵집을 방문하는 장면이 방영됐었지요. 제주도에는 이부진 신라호텔 대표가 “언니”라고 부르는 아주머니가 하는 식당도 있고요. 남해의 빵집에도, 제주도의 국숫집에도 남 모르는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그 사연들을 들려드립니다. 여행은,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풍경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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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아침 밥상을 차린 빵집
성심당은 2001년 법인명을 ‘주식회사 로쏘(Rosso)’로 바꾸었습니다. 우선 성심당은 빵집 한 곳이 아닙니다. 대전에서만 빵을 파는 빵집은 맞지만, 빵집만 네 곳 있고요, 빵집 말고 8개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사업체 모두를 아우르는 회사가 로쏘입니다. 빵집 직원이 1056명이나 되고, 지난해 매출이 1243억원이나 되는 것도 이들 업체 모두를 합한 수치입니다.
왜 회사 이름이 로쏘냐. 로쏘는 성심당 2대 임영진 대표와 김미진 이사 부부의 경영 철학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로쏘는 이탈리아어로 ‘빨강’을 뜻합니다. 그럼 왜 빨간색이냐. 성심당은 사회적 기업입니다. 공동체를 위한 경제, 즉 EoC(Economy of Communion)를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성심당이 한 달에 각종 사회단체에 보내주는 빵만 3000만원어치라지요. 수익이 발생하면 수익의 15%를 직원에게 돌려주고, 직원 한 명 월급에 준하는 금액을 EoC 기금으로 내기도 합니다.
성심당이 이웃에게 빵을 나눠주는 건 창업주 임길순(1911∼97) 대표의 뜻이지만, 성심당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은 임영진 대표 부부의 의지 때문입니다. 본보기로 삼은 운동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포콜라레 운동’입니다. 포콜라레가 이탈리아어로 ‘벽난로’라는 뜻입니다. 이탈리아 가톨릭 교회에서 시작된 포콜라레 운동은 벽난로처럼 주위를 환하고 따뜻하게 해주는 사회활동을 이릅니다. 임영진 대표 부부는 포콜라레 운동을 일으킨 이탈리아의 키아라 루빅에게 운동에 동참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고, 키아라 루빅도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 답장에 다음의 성경 구절이 있었습니다.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
성심당을 자주 가보신 분은 이 문장이 눈에 익을 겁니다. 성심당 사훈입니다. 성심당 곳곳에 걸어놓았지요. 로쏘라는 이름은 바로 이때 만들어집니다. 벽난로와 빨간색은 어울리는 조합이지요. 세상을 훈훈하게 덥히는 빵집이 되려는 마음이 이름에 담겨 있습니다. 성심당 매장이 빨간색 계열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성심당이 교황의 아침 식탁을 차린 것도 포콜라레 운동으로 맺어진 인연 덕분이었습니다.
성심당은 1956년 피란민이었던 창업주 임길순 대표가 대전역 앞에 천막을 치고 찐빵을 팔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성심당이 대전역에 매장을 연 건 2012년 11월 13일입니다. 역전 천막 빵집이 대전역 안까지 진출했으니 성심당으로서는 매우 뜻깊은 일이었지요. 이 대전역 매장이 최근 임대료 때문에 문제가 되었습니다. 매출을 생각하면 임대료가 적다는 코레일유통과 월 임대료 1억원 이상은 무리라는 성심당의 입장이 현재 맞선 상태입니다. 성심당이 대전에서만 빵을 팔아 대전을 ‘빵지순례’의 도시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대전역 매장을 둘러싼 갈등이 임대료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관심을 보였던데, 아직 뾰족한 해법은 들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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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소 맛없다? 100% 당신 탓…성심당은 분명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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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가 식혜 들고 찾아간 남해 빵집
방송이 나간 뒤 빵식이 아재는 다시 호되게 ‘돈쭐’을 당했나 봅니다. 지난 주말 준비한 빵이 다 떨어져 수많은 손님을 돌려보냈다고 하더군요. 빵식이 아재가 굳이 등굣길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건, 어렸을 적 기억 때문입니다. 안타깝고도 아름다운 사연이 빵식이 아재가 새벽마다 굽는 빵에 담겨 있습니다. 남해의 작은 빵집을 들를 때마다 행복은 전파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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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 그녀도 찾아왔다…빵식이 아재 ‘돈쭐’ 3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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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언니’들의 제주 골목식당
여기 하나의 대안이 있습니다. 제주도의 22곳 식당을 소개합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맛집은 아닐지 몰라도, 믿을 수 있는 식당이라고 자신합니다. 신라호텔이 보증하는 식당들이기 때문입니다. 신라호텔은 2014년부터 제주도의 골목식당 개선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름하여 ‘맛있는 제주 만들기(맛제주).’ 제주신라호텔 소속 셰프들이 식당 주인을 교육하고 함께 메뉴를 개발합니다. 신라호텔이 이 사업에 투입한 예산이 50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맛제주 사업에 선정된 제주 식당에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년 여성이 대부분인 식당 주인이 이부진 신라호텔 대표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습니다. 이부진 대표가 보낸 친필 편지를 내건 식당도 있습니다. 알아보니 이 대표가 “언니”라고 부르는 식당 주인도 있더군요. 신라호텔은 제주 골목식당에 왜 이리 진심일까요? 그리고 신라호텔이 식재료 관리부터 칼질 요령, 육수 내는 법과 양념장 만드는 법까지 알려준 식당 22곳은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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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이부진이 '원조'다…신라가 키운 제주식당 22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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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중플-국내여행 일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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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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