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의 후손' 허미미, '3전3패' 천적 꺾었다...유도 4강 진출 [파리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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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의 에이스 허미미(22·경북체육회)가 '천적'을 꺾고 2024 파리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했다. 금메달까진 2승만 남았다.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급 8강전에서 세계 13위 몽골의 르하그바토구 엔흐릴렌(26)을 업어치기 절반으로 제압했다. 허미미는 르하그바토구를 상대로 3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특히 허미미는 중요한 길목마다 르하그바토구에게 가로막혔다. 작년과 재작년 모두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나 패배했고, 올해에는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성사된 맞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허미미는 가장 큰 올림픽 무대에서 징크스를 깨는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32강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허미미는 16강전에서 팀나 넬슨 레비(이스라엘·10위)에게 반칙승을 거뒀다. 허미미의 4강 상대는 세계 4위 라파엘 실바(32·브라질)다. 허미미는 실바를 상대로 4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 유도는 침체에 빠진 상태다. 최근 두 차례 올림픽(2016 리우·2020 도쿄)에서 잇달아 ‘노 골드’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유도 종목에선 2012 런던올림픽 때 김재범(81㎏)과 송대남(90㎏급)이 마지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여자 유도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조민선) 이후 무려 28년간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허미미는 한국 유도에 혜성처럼 나타난 ‘특급 신예’다. 200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허미미의 아버지는 한국 국적, 어머니는 일본 국적이다. 조부모는 모두 한국 출신이다. 일본 유도의 특급 유망주였던 그가 한국 땅을 밟은 건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할머니는 “손녀가 꼭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할머니의 뜻에 따라 허미미는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그해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고, 이듬해인 202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2년간 각종 국제대회에서 8차례나 우승하며 한국 유도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지난 5월엔 세계선수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유도의 에이스를 굳혔다. 현재 일본 명문 와세다대(스포츠과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이다.
파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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