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PLUS]흥행 대박 터뜨린 ‘변화무쌍’ 코리아하우스…문화 외교에서 단체 응원까지
“대~한민국, 대~한민국!”
한국 여자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라는 대업을 정조준하던 29일(한국시간). 고요함이 가득하던 시내 한복판에서 때 아닌 응원의 함성이 들려온다. 익숙한 구호가 귓가를 끌어당겨 도착한 이곳. 적잖은 인파가 무리지어 한마음 한뜻으로 벌이는 단체 응원전이 한창이다.
작은 광화문광장을 연상케 하는 현장은 바로 2024 파리올림픽을 맞이해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코리아하우스’다. 지난 25일 문을 연 코리하우스는 한국 선수단의 선전과 발맞춰 프랑스 파리 도심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운영된 코리아하우스는 이름 그대로 대회 개최지에서 한국이란 나라를 알리는 외교 전초기지다. 올림픽의 중심이 되는 스포츠를 비롯해 문화와 역사, 예술 등을 전파하며 한국의 다양한 유무형적 브랜드를 소개한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선 문을 열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전 세계 스포츠팬들을 만나고 있다.
그간 코리아하우스는 한국이란 나라를 소개하는 전시관 개념과 가까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역대 최다인 15개 민관 기관이 협력해 규모는 물론 역동성과 기획력을 함께 살렸다.
코리아하우스로 처음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한국의 전통 문화가 내장객들은 반긴다. 문화체육관광부 전통문화과를 비롯해 한국관광공사, 한국도자재단 등이 협력해 조성한 체험 공간이다. 이곳에서 한국만이 지닌 고전적인 의식주 문화를 엿볼 수 있고, 한복을 직접 입고 기념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다채로운 공연도 큰 호평을 받았다.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은 28일과 29일 코리아하우스 대극장에서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는 특별 공연을 펼쳤다. 세계 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을 맞아 ‘파리의 불꽃’, ‘백조의 호수’, ‘계절 ; 봄’ 등 동서양의 아름다움이 조화된 공연이 코리아하우스의 품격을 높였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국내 유명 한복 디자이너 20명과 함께 야외정원을 무대 삼아 한복패션쇼를 선보인다.
한국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와 즐길거리도 다양하게 만끽할 수 있다. 두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CJ그룹이 나선 덕분이다. CJ그룹은 ‘비비고 시장(음식)’과 ‘CJ존(콘텐츠)’을 마련해 파리를 찾은 교포나 관광객 그리고 해외 손님들을 정성스레 맞이하고 있다. 비비고 시장에는 떡볶이와 만두, 주먹밥, 김치 등 간편하면서도 풍족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마련돼 내장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K-팝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역동성 넘치는 문화도 체험 가능하다. CJ존에는 K-팝과 K-드라마, K-뷰티 등 다양한 요소가 접목된 전시·체험 공간을 조성했다. 세계적인 K-팝 시상식 축제로 자리 잡은 ‘MAMA 어워즈’부터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와 ‘눈물의 여왕’ 등 다양한 콘텐츠가 외국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처럼 국적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한 코리아하우스는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개관 전까지만 하더라도 방문이 뜸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파리올림픽 개막과 함께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코리아하우스를 찾고 있다.
벨기에에서 친구들과 함께 파리를 찾았다는 케네스 아밀리에 씨는 “이 길을 우연히 지나다니면서 코리아하우스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호기심삼아 방문했는데 먹거리도 많고, 그동안 몰랐던 한국의 다양한 문화 브랜드를 알게 돼 흥미로웠다”고 웃었다.
파리가 낯선 국내 관광객들에게도 코리아하우스는 소중한 안식처다. 프로골퍼 지망생이라는 박윤희-박성민 남매는 “한국을 떠나온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마침 한식이 생각났는데 여기에서 떡볶이와 만두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았다”면서 “공간을 알차게 꾸며놓은 느낌이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서 앞으로도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코리아하우스는 다음달 11일까지 내장객들을 맞이한다.
파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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