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보사 군무원, 조선족에 ‘블랙요원’ 무더기 유출 의혹

이택현 2024. 7. 2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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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군무원이 대북 첩보 활동을 하는 요원들의 신상정보 등 기밀을 중국 동포에게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정보사 소속 군무원 A씨는 개인 노트북에 저장돼 있던 대북 요원 현황을 중국 동포에게 파일 형태로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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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첩사,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수사
휴민트 체계 붕괴 우려도
피의자 “노트북 해킹 당했다” 주장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군무원이 대북 첩보 활동을 하는 요원들의 신상정보 등 기밀을 중국 동포에게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군은 ‘휴민트’(인적 첩보체계) 정보를 건네받은 것으로 파악된 조선족이 북한 정찰총국 소속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당 의혹이 사실일 경우 대북 휴민트 붕괴는 물론 한국 정보기관의 대외 신뢰도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9일 정보사 대북요원 신상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관련 수사기관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검찰은 해당 군무원에 대해 군사기밀보호법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정보사 소속 군무원 A씨는 개인 노트북에 저장돼 있던 대북 요원 현황을 중국 동포에게 파일 형태로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2, 3급 기밀에 해당하는 파일에는 각국 대사관의 외교관 등 합법적 신분으로 상대국 정보를 수집하는 ‘화이트 요원’은 물론, 사업가 등으로 위장해 활동하는 ‘블랙 요원’의 신상 정보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보사 간부 출신으로 전역 후 군무원으로 재취업한 뒤 해외 공작업무 담당 부서에서 일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노트북 해킹 가능성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군 검찰은 A씨의 노트북에 기밀 사안이 저장돼 있던 점 자체가 보안규정 위반에 해당하는 이례적 상황이라고 보고 고의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 검찰은 A씨에게 공범이나 조력자가 있었는지도 수사 중이다. 보안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A씨 혼자서 기밀을 유출하긴 어려웠을 것이고, 정보가 거래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대북 첩보 수집 역량은 손실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실제 일부 요원은 신분 노출 우려에 따라 현지 활동을 급히 마무리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첩사는 블랙 요원 신상정보가 대량 유출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추적 중이다.

장석광 국가정보연구회 사무총장은 “정보 요원들과 접촉한 휴민트 등 동료 에이전트들에 대한 정보가 연쇄적으로 유출될 수 있다”며 중국이나 동남아에 있는 대북 정보망이 붕괴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과의 정보 협력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군은 사건 경위나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관련 부대들의 성격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하거나 확인해 드릴 사안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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