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발리볼 선수에 "우~" 야유…알고보니 미성년 성폭행 전과자

정시내 2024. 7. 2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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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남자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스테번 판더 펠더. AP=연합뉴스

미성년자 성폭행 전과가 있는 네덜란드 비치발리볼 선수가 ‘2024 파리 올림픽’ 첫 경기에서 관중의 야유를 받았다.

29일(한국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남자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스테번 판더 펠더는 지난 28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 샹 드 마르스 광장에서 열린 비치발리볼 남자 예선 B조 이탈리아와 경기에 매튜 이메르스와 함께 출전했다.

그러나 관중석에서는 네덜란드 팀이 소개될 때 야유가 나왔다. 성폭행 전과를 지닌 판더 펠더의 올림픽 출전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이 담긴 야유다.

가디언도 이를 두고 “올림픽에서 선수를 향해 야유가 나오는 건 이례적”이라며 “경기에 앞서 멕시코 노래에 맞춰 댄서들이 춤을 추고 관중들이 환호했던 것과는 괴리된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펠더의 경기 이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칼럼을 통해 “그의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트리거’가 눌릴 비슷한 범죄의 생존자들을 생각해보라”며 “이들에게 올림픽은 축하의 장이 아닌 고통을 상기시키는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판더 펠더는 지난 2014년 영국에서 만 12세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6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1년간 복역했다. 이후 네덜란드로 송환됐고, 석방돼 2017년부터 선수로 복귀했다.

이후 이메르스와 짝을 이룬 그는 세계 랭킹 11위로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는 “반더 펠더는 전문적인 상담을 받았다”며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대표팀 합류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판더 펠더의 올림픽 출전에 대해 비판적이 시각이 많다. 판더 펠더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은 그가 첫 경기를 치르기 전에 이미 9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한 영국인은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솔직했고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네덜란드가) 다른 선택을 해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치발리볼 팬은 “(판더 펠더의 출전은) 올림픽 정신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판더 펠더-이메르스 조는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1-2로 패했다. 이들은 오는 31일 칠레와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판더 펠더의 파트너 이메르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와 관련해 이미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3년 동안 올림픽 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기 때문에 무대에서 매 순간을 즐기고 싶다”며 판더 펠더가 경쟁에 나설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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